[기고] 장애인 고용 문턱 아직 높다

입력 2017-04-20 00:05:01

4월은 여러모로 변화의 계절이다. 온갖 꽃들이 세상을 아름답게 채색하는 계절인 동시에 각종 축제성 행사도 많다. 사람들은 저마다 봄기운을 만끽하며 산으로 들로 분주하게 다니며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누구보다도 가장 관심 받아야 할, 마땅히 4월의 즐거움과 행복감을 누려야 할 이들은 소외되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20일은 '제37회 장애인의 날'이다.

물론 과거보다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많이 사라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장애인 고용 현실의 벽은 높기만 하다. 우리나라는 장애인을 상시 근로자 가운데 2.9% 이상 고용하도록 하는 고용의무제가 법으로 시행되고 있고, 이 법을 지키지 않으면 장애인고용부담금을 낸다. 그러나 장애인 고용 이행률이 50%밖에 안 되고 중소기업보다 오히려 30대 대기업 집단의 장애인 고용률이 낮다고 한다. 실제로 장애인을 한 번 고용한 업체는 장애인을 계속 고용한다는 통계가 있지만, 그 시작이 어렵다는 것이다.

공정한 사회라 함은 개개인이 그 출신에 관계없이 교육과 직업선택 등에 있어 동등한 기회를 부여받아 능력과 실력으로 승부를 할 수 있게끔 사회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며 이 시스템을 운영하는 각종 국가기관들은 그 기저에 공정성과 배려를 최우선으로 두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정의론으로 유명한 존 롤스(John Rawls)는 정의의 원리를 두 가지로 구분했다. 첫 번째 원리는 기본적으로 사회적 가치(자유, 기회, 소득, 부 등)는 동등하게 배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사회의 최소 수혜자(극빈자, 사회적 약자 등)를 배려해 그들에게 유리하도록 사회적 가치를 차등 배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곧 사회적 약자들에게는 그들이 손실을 보전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시민과 사회, 기업 모두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버린다면 이 벽은 쉽게 무너질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는 대구, 일산, 대전, 부산, 전남 등 전국 5곳에 장애인직업능력개발원이 있다. 대구직업능력개발원에서도 현재 많은 훈련생들이 꿈을 향한 열정으로 보다 나은 직무기술 습득을 위해 혼신의 노력으로 뜨거운 열정을 토해내고 있다. 이곳에서 많은 장애인들은 우수한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기능을 습득하고 보다 높은 기술력을 축적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많은 장애인들이 수준 높은 기능 습득을 위한 양질의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어서 한시바삐 전국에 직업훈련시설이 추가로 확대, 설립될 필요성이 절실하다.

따라서 그들의 끊임없는 열정과 도전을 위한 튼튼한 뒷배가 되어주어야 할 우리 사회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다행히 삼성중공업㈜ 협력사 협의회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2015년 '1사 1장애인 착한 고용' 추진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를 2017년에도 꾸준히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고 있다. 조선업의 불황 속에서도 삼성중공업 협력사들이 꾸준히 지켜온 약속으로 작년까지 7차례에 걸쳐 총 250여 명의 장애인 훈련생이 최종 합격하고 취업에 성공했다.

이번 2017년 제1차 연계훈련생 모집에서도 23개 사업체에서 총 35명을 최종 선발하였으며, 공단 대구직업능력개발원 등에서 6주간의 훈련을 거쳐 4월 말 정식 입사할 예정이다. 이처럼 대기업이 직접 나서 고용을 선도할 때, 이들을 향한 기회의 문이 더 넓어질 수 있을 것이다.

온 세상이 화사한 꽃으로 물든 4월, 소외계층인 장애인 고용과 복지 분야에서도 꽃이 만개해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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