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밀월의 싹' 잘리나…美 관리들, 러에 한목소리 맹비난

입력 2017-04-10 16:53:52

시리아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과 미국의 응징 공격을 계기로 미국과 러시아 사이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

미국 고위급 관리들은 시리아 정권을 두둔하는 러시아를 일제히 맹비난했다. 트럼프 정권이 들어서면서 움트던 미'러 밀월 관계의 싹이 잘려나가는 분위기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의회전문지 더힐에 따르면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대(對)러시아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ABC방송의 '디스 위크'에 출연해 2013년 화학무기 협약에 가입한 시리아의 약속 불이행은 러시아의 무능함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난했다.

그는 "진정한 실패가 화학무기 합의 아래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을 막겠다는) 약속에 부응하지 못한 러시아의 실패라는 점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시리아는 1997년 발효된 화학무기금지협약(OPCW)에 가입하지 않고 버티다 결국 버락 오바마 전 미국 행정부의 군사 개입 경고에 떠밀려 2013년 10월 가입했다.

틸러슨 장관은 러시아가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과 "계속된 동맹을 유지하는 것을 신중하게 생각하길 바란다"며 러시아는 "시리아에 안정을 가져다줄 절차를 지지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 대사도 러시아 때리기에 가세했다.

헤일리 대사는 NBC방송의 '밋 더 프레스'에서 시리아 공군기지에 가한 미국의 미사일 공격은 아사드 정권은 물론 러시아에도 메시지를 보내려는 의도를 지녔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공세에 러시아는 미국의 시리아 공격을 국제법을 위반한 침공이라 간주하며 맞불을 놨다.

러시아는 시리아군이 화학무기를 갖고 있지 않다면서 미국이 시리아 공격을 위해 명분을 억지로 만들어냈다고 주장했다.

미국 외교협회(CFR)에서 활동하는 필립 고든은 NYT에 "트럼프의 초반 '친구로 지내기' 정책은 우리(미국)의 이익과 양립할 수 없는 사안이었다"며 "결국 눈물로 끝맺음할 정책"이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11일부터 이틀간 러시아를 방문하는 틸러슨의 행보에도 이목이 쏠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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