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젊은이들, 어떤 집에 사나
◆행복주택에 사는 30대 신혼부부 김 씨
지난 1월 결혼한 김모(35) 씨는 대구 동구 신서혁신도시에 있는 행복주택에 신혼집을 차렸다. 원래 살던 수성구 두산동 빌라는 보증금 7천만원, 월세 30만원 수준이었는데 행복주택은 보증금 5천만원, 월세 10만원에 관리비 등을 더해도 매달 20만원 정도만 부담하면 되기 때문이다. 김 씨는 "주차 공간도 충분하고 경비 시스템도 갖추고 있어 안전한 것 같다"며 "피트니스센터'어린이집'독서실'세탁실 등 공동시설도 마음에 든다"고 했다.
김 씨가 더욱 만족해하는 것은 주변 환경이다. 두산동의 경우 현관문을 나서면 곧바로 식당'술집이 즐비해 소음 등 불편한 점이 많았다. 하지만 행복주택은 개발이 진행 중인 계획도시에 있어서 그럴 걱정이 없다. 김 씨는 "아직 주변 상가 입주가 덜 됐고 장 보러 반야월에 있는 대형마트까지 가야 하는 점은 불편하지만 복잡한 도심 주택가보다 쾌적해서 좋다"고 귀띔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남구 대명동에 있는 직장까지 차로 출퇴근을 하려면 요금 600원을 내고 범안로 유료도로를 이용해야 한다. 술자리가 밤늦게 끝나면 대리운전을 이용하기도 쉽지 않다. 도시철도를 타더라도 가장 가까운 1호선 안심역은 1.5㎞ 넘게 떨어져 있다. 주택 면적 역시 다소 비좁다. 김 씨는 "둘째를 낳으면 이사를 가야 할 것 같다"면서도 "2년씩 3번 계약 연장이 가능하니 신혼부부가 6년 동안 돈 모으기에는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북구에 사는 30대 사회초년생 최 씨
지난해 4월 생애 첫 직장을 얻어 사회생활을 시작한 최모(33) 씨는 북구 경북대 북문 인근의 원룸에 산다. 보증금은 200만원으로 저렴하지만 월세는 31만원이라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최 씨는 "사회 초년생 월급에 고정 주거비용이 31만원이면 목돈 만들기가 쉽지 않다"며 "월세를 아끼려고 3천만~4천만원 수준의 전세도 알아봤지만 모아둔 돈이 없는 데다 대출도 까다로워 포기했다"고 전했다.
대구 외곽 지역에 사회 초년생을 위한 행복주택이 속속 들어서고 있지만 최 씨에겐 딴 나라 얘기다. 차가 없는 최 씨 입장에선 중구에 있는 직장으로 오가기 편한 곳을 선호할 수밖에 없어서다. 주로 버스를 이용해 출'퇴근하는 최 씨는 "급할 때 택시를 타더라도 요금이 많이 나오지는 않는다. 가끔 여유가 있으면 운동 삼아 집까지 걷기도 한다"며 "대학생이 주로 살아 조용한 동네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회사 근처에 부쩍 늘고 있는 신축 오피스텔을 보면 문득문득 이사하고 싶어진다. 대학 시절보다 쾌적한 주거 공간에서 살고 싶다는 '욕심'을 지울 수 없어서다. 최 씨는 "정부가 도심에 사회 초년생 욕구에 맞는 저렴한 주택을 공급해주면 좋겠다"며 "민간업자가 공급하는 도심 오피스텔 월세는 신입사원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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