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 팥값 1Kg당 1만3천원…6개월 새 3배 폭등

입력 2017-03-30 04:55:02

황남빵·해맞이빵 등 직격탄, 재료비 올라 빵값 인상 검토

국내산 팥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이를 주원료로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업체들은 이른바 '시장의 큰손'들이 싼값에 팥을 대량 수매한 뒤 엄청난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국내산 팥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특산품 업체에 따르면, 지난해 9월쯤 1㎏당 4천500원이던 팥 가격은 불과 반년 만에 1만3천원까지 치솟았다. 이로 인해 경주의 대표적인 특산품인 황남빵과 포항의 특산품인 해맞이빵 등 팥을 사용하는 업체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황남빵은 지난 2011년부터 지역 팥 재배 농가들과 계약재배로 전량 수매하고 있는데, 지난 2015년만 해도 80㎏ 한 가마니에 31만원이던 수매가가 지난해엔 78만원으로 치솟았다.

황남빵 측은 "갑자기 수매가가 2배 이상 뛰는 바람에 엄청난 타격을 입고 있다. 수매 물량과 단가는 농민들과의 약속이어서 지금껏 지키고 있지만 사실 경영상 어려움이 적잖다"고 했다.

문제는 원재료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경우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결국 피해가 소비자에게 돌아간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전반적인 경기 침체 분위기 때문에 아직 제품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원재료 가격이 3배나 오르면서 자금난까지 우려되다 보니 현재 가격을 마냥 고수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업체 한 관계자는 "배추'무 등은 저장 기간이 길지 않아 수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지만 팥이나 콩 등은 쉽게 상하는 작물이 아니어서 충분히 저장 기간을 늘릴 수 있어 수급력이 뛰어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갑작스레 치솟는 것은 거대자본 등이 저가로 수매한 뒤 엄청난 폭리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 팥 재배 농민은 "팥을 파종할 당시 가뭄이 왔고, 꽃 필 무렵엔 이상고온이 형성됐으며, 가을에는 비가 자주 오는 등 팥의 생육 부진이 이어졌다"며 "수확량이 적어 가격이 다소 오른 것도 사실이지만 이처럼 천정부지로 치솟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정작 농민들은 제대로 된 수매가를 받지 못했다"고 했다.

포항 해맞이빵 박정한 대표는 "국산 농산물을 이용해 소비자 건강을 책임진다는 자부심으로 버텨왔는데 정부가 유통구조의 부조리를 막지 못하고 뒷짐만 지고 있다"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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