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K '시간의 측량'전 내달 20일까지
스페이스K(대구시 수성구 동대구로)에서 열리고 있는 '시간의 측량'(Measuring Time)전은 주관적인 기억과 추억으로 측정될 수밖에 없는 인간의 한정적 시간들에 대한 예술가들의 시각적 접근법을 흥미롭게 조망한 전시다.
이번 전시에는 김기성, 김원진, 신승재 등 3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이들 작가들은 흐름이자 운동으로서 어느 순간에도 머무르지 않는 시간을 주제로 회화, 사진, 설치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시간과 기억을 마주하며 그 너머에 있는 감정들에 집중한다.
◆빛바랜 서책, 시간의 깊은 흔적
김기성 작가의 작업은 오늘날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점차 유물화되어가는 서책의 위상과 가치에 대한 사유에서 출발한다. 그는 베를린 유학시절 어느 고가구점에서 우연히 발견한 낡은 백과사전에서 뿜어져 나오는 특별한 아우라를 경험한 이후부터 책을 다양한 방식으로 가공한 작품들을 선보여왔다. 그의 대표작 '침묵의 서책들'은 우리나라와 독일 헌책방의 책과 서가 현장을 대형 카메라로 기록한 일련의 프로젝트 작업이다. 시간의 흐름과 함께 누르스름하게 빛바랜 서책들에서 시간의 깊은 흔적이 전해진다. 김 작가는 범람하는 정보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을 헌책방 속으로 소환해 축적된 시간 속의 삶의 가치를 되묻는다.
◆매일의 기록물 태운 재 이용해 작품의 재료
김원진 작가는 자신이 매일 읽고 작성한 기록물과 이를 태운 재와 책을 작업 재료로 삼는다. 작품 '오늘의 연대기'는 폐기된 헌책들을 쌓고 일부를 뜯어내어 터널 같은 형태로 만든 뒤, 이로 인해 생성된 내부의 공간을 네거티브 캐스팅하여 설치 작업으로 표현한다. 또 다른 작품 '순간의 연대기'는 가로로 길게 선을 그어 지면을 채우고, 이를 세로 방향으로 1㎜ 두께로 길게 잘라낸 뒤 미세한 균열을 주어 한 가닥씩 다시 붙여가며 화면을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화면은 마치 지층이 균열된 것처럼 원래의 화면과 다르게 변이되어 새로운 형상을 창출한다.
◆기록된 역사 아닌 그 속에 유실된 개인사
신승재 작가는 공적인 기록으로 남겨진 역사보다 그 속에 유실된 개인사에 주목한다. 과거의 역사적 기록과 그와 동시대에 존재했던 개인의 기억을 병치하는 작업을 선보이는 신 작가는 역사에 편입되지 못한 작가 자신을 비롯한 개인의 개별적 기억과 그 순간을 역사에 삽입한다. 작은 나무판 위에 프린트된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개인사의 순간들을 회화로 그려내어 이 둘을 나란히 배치한 그의 작품은 역사적 사건과 개인적 경험이 인과관계를 이루면서 사진과 프린트, 디지털 이미지와 문헌 등을 통해 변화무쌍하게 여과되고 변형된다. 4월 20일(목)까지. 053)766-9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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