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으로 가는 길목. 꽃과 잎이 피는 것을 시샘하는 꽃샘추위는 흔히들 '불청객'으로 알고 있다. 꽃샘추위는 주로 겨울철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차가운 공기를 가진 대륙 고기압이 우리나라까지 내려오면서 날씨가 추워지는 현상이다. 3월 초순을 지나 중순으로 접어드는 무렵에 기승을 부린다. 꽃샘추위는 기상학적으로 정확하게 정의된 바는 없지만, 아침 최저기온이 평년보다 약 3℃ 이상 낮은 날로 정의해 본다면, 3월 한 달간 꽃샘추위는 중부지방은 약 3, 4회, 대구'경북 지역은 약 2, 3회 정도 나타난다.
3월 중순 즈음은 겨울의 추위가 조금씩 수그러들고 점차 온화한 날씨로 변화하는 시기로, 동면하던 동물들도 밖으로 나오고, 봄꽃이 꽃을 피울 준비를 하는 시기이다. 또한 아직은 아침 기온이 영하권에 머물고 낮에는 쌀쌀한 바람이 불 때도 있지만, 종종 온기를 느낄 수 있을 만큼의 따뜻한 햇살이 봄의 시작을 알리고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시기에 따뜻한 햇살로 안심하다가 갑자기 닥쳐오는 찬바람으로 인해 감기에 걸리는 등 건강에 해를 입게 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추위를 몰고 오는 대륙 고기압의 정체는 시베리아 고기압으로, 우리나라는 봄에 한랭 건조한 시베리아 고기압이 일시적으로 성장함으로써 차가운 북서 계절풍이 불어와 기온이 내려가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른 봄이 되면 겨울 동안 영향을 주던 시베리아 고기압이 점차 후퇴하고, 시베리아 기단에서 분리되어 나온 이동성 고기압과 중국 대륙에서 발생하는 온대성 저기압의 영향을 주기적으로 받는다. 고기압이 통과하는 동안에는 날씨가 맑고 기온이 올라 포근하며, 저기압이 통과할 때는 봄비가 내려 식물은 싹이 트고 꽃봉오리를 맺는다. 하지만 이따금씩 저기압이 지나간 뒤 차가운 시베리아 기단이 세력을 회복해 매서운 추위를 몰고 오게 되는데, 이것이 이른 봄에 발생하는 꽃샘추위의 발생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꽃샘추위의 발생은 시베리아 고기압뿐만 아니라, 지형과도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특히 서해안과 동해안 지역은 꽃샘추위가 발생하는 원인과 시기에 있어 각각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서해안 지역의 경우 시베리아 고기압의 영향을 많이 받는 2월 하순에 꽃샘추위가 가장 많이 발생하며, 시베리아 고기압의 영향을 적게 받는 4월 상순에 발생 일수가 가장 적다. 반면 동해안 지역은 발생 비율이 2월 하순보다 4월 상순에 더 높게 나타나는데, 이는 동해안 지역이 시베리아 고기압에 의한 직접 영향보다는 오호츠크해 고기압에 의한 한랭한 북동기류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렇다면 과거 대구 지역의 꽃샘추위는 보통 언제까지 나타났을까. 마지막 얼음과 서리가 관측된 날을 고려해 본다면 평균 시점이 각각 3월 27일과 3월 23일이다. 즉, 대구 지역에서 마지막 얼음이 나타난 시기인 3월 말까지 꽃샘추위가 나타났다고 할 수 있겠다.
대구지역에서 기상 현상을 관측하기 시작한 1907년 이후 가장 늦게 얼음이 관측된 날은 1947년 4월 22일이었음을 참고한다면 4월 말까지도 꽃샘추위가 나타난 적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참고로 대구'경북 지역 전체에 대해 마지막 얼음이 관측된 날은 평균 4월 초순이며, 봉화지역은 5월 하순까지 얼음이 관측된 날도 있었다.
이러한 갑작스러운 추위는 각종 동파의 피해를 입는 등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우려가 있다. 특히 우리 몸이 적응하기가 힘들어 감기에서부터 심뇌혈관 질환을 겪을 수도 있다. 또한 농작물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봄철 갑작스러운 추위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기상정보를 살피고, 멋도 좋지만 기온에 맞는 옷차림에 좀 더 신경을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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