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당 건축비 600만원대, 새로 지을때 4천만원 지원…벽체 단열재 사용 '따뜻하게'
김모(45) 씨는 최근 한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예전에는 한옥에 대한 관심이 없었는데 경상북도가 한옥을 새로 지을 때 4천만원을 지원한다는 사실을 알고 난 뒤부터 생각이 바뀌었다. 김 씨는 "한옥 하면 살기 불편한 집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엔 생각이 달라졌다"면서 "예전에는 전원주택에 끌렸는데 요즘엔 한옥에 살면 자연을 제대로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해 한옥 건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너른 마당에 전통 가옥의 멋스러움을 간직한 한옥이 인기를 얻고 있다. 한옥은 도심에 빼곡히 들어선 빌딩숲, 성냥갑 아파트 사이에서 사람들의 숨통을 틔워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아파트나 기존 단독주택과 차별화된 외형에 최근에는 약점으로 지목된 단열 등 기능성도 보완하면서 새로운 주거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재조명 받는 한옥
지난해 7월 경북도청 신도시에 들어서는 한옥용지 청약 열기가 뜨거웠다. 69필지 분양에 5천376명이 청약을 신청했다. 평균 76대 1, 최고 46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필지당 면적은 500㎡ 안팎으로 분양가가 최고 4억원에 달할 정도였지만 인기가 좋았다.
이처럼 한옥용지 청약경쟁률이 뜨거웠던 이유는 예전에 비해 한옥 투자 비용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한옥에 대한 편견은 건축비가 많이 들고 주거환경이 열악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식 한옥이 속속 등장하면서 건축비가 줄었다. 지방자치단체들도 한옥을 장려하기 위해 과감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기 때문에 비용을 아낄 수 있다.
한옥으로 된 집을 마련하는 방법은 땅을 사서 한옥을 짓거나, 오래된 한옥을 구입해 리모델링하는 것이다.
◆'경북형 한옥' 개발
경북도는 한옥 대중화 시대를 열고 있다. 경북도는 지난해 5월 경북도건축사회와 공동으로 경북형 한옥 모델 선포식을 열고, 32개의 모델을 도민들에게 공개한 바 있다.
한국인에게 친숙한 돌과 흙, 나무로 짓는 한옥은 높은 인기에 비해 대중화는 더디다. 비싼 가격이 걸림돌이다. 그동안 한옥 시장은 문화재 수리나 특정 소수의 고급 주택을 대상으로 유지돼 왔다.
한옥 건축 비용은 3.3㎡당 700만~1천500만원이다. 한옥은 일반 건물보다 인건비가 더 들어 건축비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전통적인 미를 살리기 위해 건축 인력과 목재, 석재에 투자한다면 비용은 더 높아진다.
경북도는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경북형 한옥' 모델 개발에 나섰다. 전통 한옥의 아름다운 멋과 정체성을 계승하면서도 편리하고 저렴하게 지을 수 있는 데 중점을 뒀다.
지난 2015년 5월 45명의 한옥 전문가들로 포럼을 구성해 건축비와 공기를 줄이는 데 노력한 결과 3.3㎡당 건축비를 600만원대까지 낮췄다. 모두 32가지 모델로 ㄱ자, ㄷ자, ㅁ자, 一자 등 4가지 형태에 38.40㎡(12평형)부터 208.08㎡(63평형)까지 다양한 크기로 구성했다. 경북도는 편의성을 높이고 건축비용을 낮춘 경북형 한옥 표준설계도서를 오는 8월쯤 국토교통부에 등록'보급하고, 이에 맞추어 한옥지원센터 홈페이지를 신규 개설해 한옥 기술과 정보를 지원할 예정이다.
경북형 한옥은 목재값부터 줄였다. 한옥 시공은 경험이나 감각에 의존하는 작업 특성상 과다한 목재 사용이 특징이다. 초기 설계 단계에서부터 구조적 안정성을 검토해 적정 크기를 선정했다. 다음으로 공장에서 부자재를 대량생산해 기존 한옥에 비해 공기를 30% 이상 단축했다. 특히 벽체의 경우 단열재를 이용해 접합부의 변형 및 성능 저하를 극복하고 단열 기능을 높였다.
이와 함께 건식 기와 공법을 적용했다. 기존 습식 공법의 전통 기와는 건물 내구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또 알매흙(기와 밑부분에 들어가는 흙) 사용을 없애 인건비와 재료비를 절감했다. 이재윤 경북도 건축디자인과장은 "한옥 보급을 위해 시공 신기술과 자재, 업체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3월 말까지 한옥 건립 보조금 신청
경북도는 2015년 12월 '경북도 한옥 등 건축자산의 진흥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한옥을 새로 지을 때 채당 4천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경북도는 이달 말까지 2017년 한옥 건립 지원사업 신청을 받고 있다. 경북도는 한옥 보급을 위해 신축 때 최대 4천만원까지 지원한다. 올해 35채를 대상으로 보조금을 준다.
경북에 주민등록을 두고 실제 사는 사람이 바닥면적 60㎡ 이상 한옥을 새로 짓는 경우다.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이 사업을 처음 시작해 11채를 지원했다. 올해는 더 많이 신청할 수 있도록 서류를 간소화했다. 지원대상에 선정된 후 설계도서를 제출하도록 해 신청자들의 부담을 경감했다.
※한옥 짓는 순서
① 집터 잡기=규모'방향 결정
② 설계하기=건물 설계
③ 기초공사=건물 들어갈 자리 다듬기
④ 초석 놓기=기둥 놓일 곳에 주춧돌 놓기
⑤ 치목=나무 다듬는 작업
⑥ 조립=기둥 세우고 지붕 조립
⑦ 기와 잇기=지붕에 기와를 깜
⑧ 수장들이기=벽선(기둥에 붙여 세우는 네모진 굵은 나무) 설치
⑨ 흙벽치기=흙에 짚 등을 섞어 벽 바르기
⑩ 마감공사=온돌, 마루, 난간, 창호 공사
⑪ 주변 가꾸기=장독대, 담장, 대문 설치
⑫ 입택하기=풍수에 따라 정해진 날에 입주
자료: 경상북도'국가한옥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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