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무역(貿易)고속도로를 달리자

입력 2017-03-01 04:55:02

대전 보문고. 충남대 행정학과. 7급 공채. 경제기획원 공정거래실. 기획예산처 예산실. 관세청. 안양세관장. 관세청 대변인. 서울세관 조사국장
대전 보문고. 충남대 행정학과. 7급 공채. 경제기획원 공정거래실. 기획예산처 예산실. 관세청. 안양세관장. 관세청 대변인. 서울세관 조사국장

우수기업에 신속 통관·검사 면제

세관 혜택 이용은 필수 생존 전략

지역 수출입지원센터 적극 활용

대구경북 7,600개사 세계로 뻗길

예로부터 국가의 부(富)를 증대시키기 위하여 자유로운 무역(貿易)을 하고자 하는 노력이 이어지면서, 동'서양 간에 다양한 고유문화와 선진 문물이 실크로드 또는 바닷길 등을 통해 활발한 무역이 이루어져 왔다. 이런 역사적 사실에서 무역을 잘하기 위해서는 선진 문물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무역의 길'이 있어야 하고, 이를 잘 이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무역 대외 의존도가 85% 수준으로 무역으로 먹고살아야 하는 나라다. 우리나라 무역은 2011년 1조809억달러, 세계 7대 경제대국으로 우뚝 선 이래 계속 내리막길을 걸어 2016년에는 9천16억달러에 머물렀다. 내수시장이 작은 우리 입장에서는 무역을 증진시킬 수 있는 길을 찾아 최대한 활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국제적으로도 무역의 길인 '무역고속도로'를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에서는 각 국가 간 좀 더 자유로운 무역 환경을 조성하고자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권장하고 있다. FTA는 국가 간 무역 상품에 부가하는 관세를 인하 또는 철폐하여 관세 장벽을 제거하여 원활한 무역을 하자는 것으로 현재 세계 교역량의 70%가 FTA를 이용하고 있다. 또한 세계관세기구(WCO)에서는 이에 더해 무역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과다한 세관 검사, 불필요한 서류 제출 등 비관세 장벽마저도 없애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수출입안전관리우수업체제도(AEO)를 도입하고 있다. AEO는 수출입 기업의 법규준수도 등을 세관에서 심사하여 인증된 우수업체에 대하여는 신속 통관, 세관 검사 면제 등 통관상 혜택을 부여하는 제도로 세계 72개 나라가 도입하고 있다. 높은 관세와 세관 검사에 시달리는 상품과 관세 없이 신속히 통관되는 상품 중 과연 어느 것이 경쟁력이 높을까?

올해도 우리나라가 처한 대내외적 경제 상황을 볼 때 전망은 그리 밝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경제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저성장이 심화되는 가운데, 미국 신정부의 보호무역 정책과 미'중 무역전쟁 심화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보이고, 대내적으로도 소비와 투자 부진에 따른 내수 둔화 등 국내 경제는 매우 어려운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어려운 경제 난국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 수출입 기업들이 FTA와 AEO라는 무역고속도로를 이용하려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우리나라는 2004년 한'칠레 FTA를 시작으로 현재 총 15개의 FTA(총 52개국)를 맺고 있고, 이는 전체 교역량의 68.9%를 차지하고 있으며, 협상 중인 FTA를 합하면 80%를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AEO 제도는 2008년 도입하여 현재 584개 기업을 인증하고 있으며, 전체 교역량의 80%가 이 제도를 이용하고 있다. 이제 국제무역에서 FTA와 AEO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시대이다.

물론 일차적으로 무역고속도로를 이용할 것인지는 기업의 선택이다. FTA와 AEO가 기업의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임을 기업 경영 전략의 하나로 중요하게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대구경북 지역은 중소기업이 96%를 차지한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인력과 자금 면에서 열악하여 무역고속도로를 타고 싶어도 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중소기업이 무역고속도로를 쉽게 탈 수 있도록 대구본부세관은 작년에 새롭게 설립된 '수출입기업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찾아가는 YES FTA 센터' 운영, 공익관세사를 활용한 수출 기업 집중 상담 및 맞춤형 컨설팅 서비스 실시, 체계적인 원산지 관리를 지원하는 FTA-PASS 보급 확대, AEO 컨설팅 확대 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 지역 경제가 침체를 벗어나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무역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힘과 지혜를 모아나가야 할 때이다. 올해 대구경북에 있는 7천600여 개 수출입 기업들이 무역고속도로를 탈 수 있었으면 한다. 우리 상품을 가득 실은 컨테이너가 무역고속도로를 타고 힘차게 질주하는 모습을 그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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