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2만여 점·가사 1만 수 보유, 보존회 12개…영남이 전승 중심
"전국에서 아리랑문화와 역사가 뚜렷한 곳이 대구경북지역이고 그중에서 아리랑 전승작업에 적극적인 문경이 아리랑문화의 확장성이 높다고 판단해 서울에서 이사를 왔습니다. 위기의 한국 아리랑 재건운동을 경북과 문경에서부터 다시 불 지펴 보겠습니다."
지난 1월 문경시민이 된 김연갑(63'사진) 한민족아리랑연합회 상임이사는 "2년 전 아리랑의 세계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이후 기대했던 아리랑 열기가 최근 식고 있다"며 "각 지방자치단체의 아리랑 활동상황을 조사해보니 실제적인 전승을 위한 사업으로 연결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김 상임이사는 교육자 생활을 접고 30대 초반부터 아리랑연구에 평생을 바쳐온 국내 최고의 아리랑 권위자로 평가받는다. 그가 발표한 아리랑 관련 학설을 비롯해 수집'보관하고 있는 자료는 2만여 점에 달하며 아리랑 가사만 해도 1만 수가 넘는다.
김 상임이사가 문경으로 아리랑 연구무대를 옮기자 전국 아리랑 전승자들의 모임인 전국아리랑전승자협의회(회장 정은하)도 이달 초 문경으로 사무실을 옮겼다.
그는 "우리나라 전체 판도에서 아리랑의 오늘날 전승 중심지는 영남이라는 것이 확인됐다"며 "대구와 영천, 문경, 상주를 중심으로 경북에만 12개의 아리랑 보존회가 존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공동체적인 의식을 갖고 아리랑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지역에서 자발적으로 보존회를 만들어 활동하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상임이사는 "이런 열기가 지속하고 확장되려면 내가 서울에서 경북지역이 최고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직접 그 중심에 가서 활동하는 것이 더 보람 있고 가치 있는 게 아니냐"라고 했다. 그는 특히 "아리랑이 유네스코에 등재되고 국가무형문화재 129호로 지정된 것은 좋은 일이지만 현실적으로 관광을 위해 이 명칭을 사용할 뿐이지 전승자에게는 전혀 배려와 혜택이 없다"면서 정부의 아리랑 전승에 대한 정책 부재를 지적했다.
그는 더불어 "아리랑이 실질적인 지역문화로 안착하는 현상이 지금 나타나지 않고 지자체마다 업적 위주의 건물 짓는 걸로만 끝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형성되고 있다"며 "현재 존재하고 있는 각 지역의 아리랑보존회와 전승자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활성화 시키는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른 분야의 무형문화재는 전수자나 전수조교가 있어 배우려고 오는 사람들이 많은데 아리랑은 그렇지 못합니다. 대구경북 지역이 아리랑 중심지역이면서 전승자와 보존회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기능보유자는 한 명도 선정하지 못했다는 게 너무나 엉터리 같은 것이지요."
김 상임이사는 "각 지역의 아리랑을 30여 년간 음지에서 자발적으로 전승해온 분들이 또다시 동력을 잃고 무너진다고 한다면 구전 아리랑의 맥도 끊어지는 것이다"며 "이런 측면에서 정부와 각 지자체는 아리랑의 보존을 위해 원점에서 다시 한번 살펴봐야 할 것이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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