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시립묘지에 임시 매장, 10년 넘겨 화장처리 대상에
"대구 지하철 화재 사고 후 14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이름을 알 수 없는 여섯 분이 남아 있습니다."
대구 지하철 참사 14주기를 하루 앞둔 17일 오후 희생자 유가족들이 무연고 희생자 묘역을 방문해 참배했다. 2003년 2월 18일 발생한 대구 지하철 화재 사고로 192명이 숨지고, 151명이 부상을 당했는데 사망자 6명은 지금까지 이름은 물론 가족도 찾지 못한 채 경북 칠곡군 지천면 대구시립공원묘지에 임시 매장돼 있다.
찾아올 사람 없는 고인(故人)들을 안타깝게 여긴 지하철 사고 유가족들은 해마다 참사 하루 전날 묘역을 방문해왔다. 올해도 어김없이 유가족 8명이 김태일 2'18안전문화재단 이사장, 대구시 관계자와 함께 사과'배'딸기'북어포 등 간단한 음식을 마련해 봉분 앞에서 절을 올리며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다. 김태일 재단 이사장은 "무연고 희생자 봉분 앞에는 표지석이 마련돼 있지만 이름이 아니라 영어, 숫자가 섞인 코드 번호로만 표기돼 있어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이들이 영면할 수 있도록 봉분 상태를 개선하는 것은 물론 지역 사회가 이들을 잊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2'18안전문화재단은 무연고 희생자들의 가매장 기간 연장을 대구시에 정식으로 요청할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무연고자의 시신은 가매장을 했다가 10년이 지나도 가족이 나타나지 않으면 화장 후 처리한다. 전재영 재단 사무국장은 "최근에도 사고 당시 대구에 살았던 가족이 지금까지 연락이 안 되고 있다는 제보 전화가 왔다"며 "무연고 희생자들의 가족을 찾을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에 봉분의 보존기간 연장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대구시 관계자는 "시립공원묘지의 경우 15년마다 가족이 찾아오지 않는 등 방치된 봉분은 정리하는 게 원칙이지만 지하철 참사 무연고 희생자는 특수한 사례"라면서 "재단과 유가족들이 가매장 기간 연장을 요청해온다면 적절한 방안을 찾아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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