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무 대구오페라하우스 신임 예술감독 "대구 브랜드 오페라 제작…문화 분권 목표"

입력 2017-02-10 04:55:02

대본·각색·소품·지휘 등 작곡 제외하고 전 분야 경험

최상무 대구오페라하우스 예술감독
최상무 대구오페라하우스 예술감독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새 예술감독(공연예술본부장)을 선임했다. 올해 41세의 최상무 씨다. 최 신임 감독은 경북대 음악학과(성악 전공)를 졸업하고 대구가톨릭대 음악교육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탈리아 로렌조 페로시 국립음악원 등에서 공부한 뒤, 지역 성악가이자 예술행정전문가로 역량을 쌓아왔다. 임기는 2월부터 2년이다.

-젊은 감독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장점과 포부는?

▶대학 졸업 후 시립 오페라단에서 조연출을 맡았고, 이후 이탈리아에서 성악과 오페라를 공부했다. 귀국 후 대구오페라하우스가 개관한 덕분에 공연 기회가 늘었다. 창작 오페라 '이매탈' 대본을 썼고 '가락국기' 각색을 맡을 수 있었다. 작곡을 제외하고 다 해봤다. 오페라 의상'소품부터 가수'합창단 지휘,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대표로서 운영도 해봤으니 어느 정도 경험을 쌓은 셈이다. 업무에 적응하는 대로 무대 완성도를 높이고 공연 횟수를 늘리고자 대외활동을 할 계획이다.

-다른 도시에도 오페라하우스가 생긴다. 극장 존재만으로는 공연예술도시로 타 도시를 압도할 수 없다. 대구오페라하우스 브랜드 제고 방안은?

▶유네스코 음악 창의도시 네트워크 가입을 위한 토론회에서 한 독일 발제자가 "오페라는 도시의 가장 고급 브랜드'라고 했던 말이 기억난다. 대구는 예술가가 많고 (에너지를) 집약할 수 있는 동력이 있다. 다른 도시는 인적 인프라가 부족해 자생하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가 오페라 상품을 만들어 그런 지역에 팔아야 한다.

-오페라하우스는 오페라축제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현재 운영방식을 개선할 복안이 있나.

▶제 목표는 오페라단을 국립화하는 것이다. 국립 예술단이 20개나 있지만 국립국악원(부산, 남도, 민속)을 빼면 전부 서울에 있다. 문화적 분권이 안 돼 있다. 15년째 오페라축제를 자력으로 이끌어왔고, 저렴한 제작비로 양질의 오페라를 만들어냈다. 관객 수준을 봐도 저력이 충분하다. 국립화로 상근 단원이 생기면 이들이 창작에 전념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대구가 아시아 오페라하우스 연맹의 중심이 될 것이다.

-전임 감독이 펼쳤던 프로그램이나 기획에 대한 감상.

▶오페라하우스를 세계화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오페라 유니버시아드나 영아티스트 프로그램 등 신인 성악가 발굴에도 많은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제 역할은 내실화하고 구체화하는 일이라고 본다. 지금까지 외국과의 교류'홍보는 어느 정도 진행됐으니 우리 브랜드를 만드는 작업에 충실하겠다.

-삼성창조경제단지에서 운영될 예술아카데미는 어떻게 구성되나?

▶전공자를 위한 아카데미가 신설됐다. 지난해 운영했던 어린이'일반인 아카데미도 계속 진행한다.

올해는 미래 오페라 주역을 만드는 프로그램이 강화됐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오디션으로 성악가 2명을 뽑아 외국 극장에서 운영하는 오픈 스튜디오에 보낼 계획이다. 일종의 장학 프로그램인데, 전공자 아카데미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신진 성악가 육성 프로젝트의 하나라고 보면 된다.

-몇 해 전 '아하! 오페라'와 같이 작품을 쉽고 재미있게 관람하게 해 오페라 관객 저변을 확대할 수도 있다고 본다.

▶'토크 오페라' '렉처 오페라'는 오페라를 처음 접하는 관객이 쉽게 입문하도록 했다. 시기에 맞는 성공적인 시도였다. 이제는 그랜드 오페라의 비중을 높여나갈 때다. 올해는 '아하! 오페라'와 비슷한 기획으로 가족 오페라 '마술피리'와 공연시간이 1시간 남짓인 어린이 오페라 '헨젤과 그레텔'을 준비했다. 관객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 프로그램을 구성하겠다.

-대구오페라하우스 작품이라고 내놓을 만한 뚜렷한 작품이 안 보인다.

▶푸치니'베르디'바그너의 오페라도 재공연하면서 사랑을 받았다. 우리 작품 공연은 단발성으로 끝났고 그만큼 노력이 적었다. 쇼케이스를 자주 하고, 30분짜리 오페라로 시작해 분량을 늘리고, 수정을 거듭해야 한다. 오스트리아 뮤지컬 '모차르트'는 5년간 수정하고 나서 판로를 개척했고, 관련 상품으로 수조원의 수익을 낸다.

더불어 지역 출신 '스타' 오페라 가수'작곡가'연출가'지휘자를 키워야 한다. 한류 스타를 떠올려보라. 시민들이 조금만 더 애정을 가지고 기다려 주면 좋겠다.

-지역 성악가 일부는 대구오페라하우스가 푸대접한다고 이야기한다. 지역 성악가 공연이 더 많았음에도 이런 생각이 팽배한 까닭은.

▶시장 구조가 안 갖춰졌다고 본다. 독일에는 국가가 운영하는 매니지먼트사가 있다. 매년 오디션을 통해 성악가를 평가한다. 서울에도 2개 기획사가 성악가 실력을 A, B, C등급으로 매긴다. 시장 구조가 만들어지면 음악가가 실력으로 경쟁할 것이고, 그런 선입견도 사라질 것이다.

-대구시향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의 인기가 높다. 원래 그는 오페라 지휘 전문이었다는데 그가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설 가능성은 없나.

▶올해 오페라축제 개막작 '리골레토'는 코바체프의 지휘로 연주된다. 폐막 콘서트도 그가 맡을 수 있을지 상의하고 있다. 사실은 그가 모든 오페라를 다 지휘하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다.(하하) 또 후진 양성 아카데미 강좌 2개 정도를 그에게 부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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