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중심병원 쥐꼬리 예산…비용만 떠안은 경북대병원

입력 2017-02-07 04:55:09

4개 사업 年 100억원 지원 기대…연구 인력·장비 확보에 대거 투자

국가연구중심병원 육성사업이 휘청대고 있다. 연간 100억원 이상의 '통 큰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보건복지부가 확보한 예산이 계획 대비 40% 수준에 그치면서다. 이에 따라 비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연구중심병원에 선정된 경북대병원은 계획했던 4개 사업 중 1개 사업만 지원을 받았다.

◆용두사미된 연구중심병원 육성

복지부는 2013년 전국 10개 병원을 연구중심병원으로 지정, 2024년까지 26개 사업에 1조2천22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었다. 선정된 의료기관에는 사업당 최장 9년간 연평균 2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키로 했다.

그러나 최근 감사원이 공개한 '보건의료산업 육성사업 등 관리 실태' 자료에 따르면 예산 확보는 턱없이 부족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개발비를 확보한 사업도 전체 26개 연구사업 중 절반에도 못 미치는 11개에 불과했다. 감사원은 "미래창조과학부 등 관련 부처와의 협의 등을 통해 장기적 예산 확보 방안을 마련해 사업을 추진하거나 시범사업 또는 심층기획 연구를 먼저 추진, 근거가 충분히 마련된 후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북대병원 4개 사업 중 1개만 지원

경북대병원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예산 지원이 지지부진한데도 인력과 장비 등 연구 인프라 확충에 따른 비용 부담은 고스란히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경북대병원은 ▷심뇌혈관 질환 ▷대사성 질환 ▷암 진단'치료 ▷생체조직'장기 재생 등 4개 사업을 연구 특성화 영역으로 구성했다. 연구 핵심인 개발 인력도 대거 확보했다.

그러나 경북대병원이 지원받고 있는 사업은 '심뇌혈관 질환사업' 단 1개뿐이다. 이마저도 국회의 2015년도 예산 심의 과정에서 비수도권 지역에 대한 예산 증액으로 어렵게 선정됐다. 경북대병원 관계자는 "당초 제안한 4개 사업이 모두 선정돼 최장 10년간 최대 1천억원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면서 "연구중심병원에 선정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1년간 매달렸는데 지금 현실은 기대와 너무 다르다"고 했다.

◆지원 확대는 불투명…사업 흐지부지 우려

경북대병원은 복지부의 육성사업에 선정되지 못한 3개 분야를 어렵게 추진하고 있다. 연구 성과가 큰 대신 연구비가 많이 드는 대규모 연구 프로젝트는 엄두도 못 내고 있다.

문제는 복지부의 지원 확대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올해 연구중심병원 육성사업 예산은 244억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하고, 신규 육성사업을 추가할 계획도 없다. 경북대병원 관계자는 "이러다가 육성사업 자체가 흐지부지될까 우려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정기적으로 평가를 진행해 사업 성과에 따라 차차 육성사업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연구중심병원이란

연구중심병원은 진료로 축적된 지식을 바탕으로 첨단의료기술을 개발, 사업화해 보건의료산업의 발전을 이끄는 세계적 수준의 병원을 말한다. 진료중심인 일반 병원과 달리 병원 내 인력 중 상당수가 연구 업무를 맡는 것이 특징이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