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쟁은 치열하고 성공 확률은 매우 낮은 자영업의 현실

입력 2016-12-27 04:55:09

경기 침체로 자영업 환경이 갈수록 악화돼 자영업자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심각한 청년 실업에다 중장년층의 은퇴 후 일자리 찾기가 어려운 현실에서 자영업이 생계와 노후 대책의 유일한 돌파구인 점을 감안하면 자영업 환경 악화는 많은 사회 문제로 연결된다. 소득 감소와 가계 부채 증가, 노후 불안 등이 대표적이다.

단적인 예로 지난 1년간 개인사업자의 금융권 대출은 12% 증가한 223조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가계 대출 증가율 7.9%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자영업 가구당 평균 부채는 9천812만원에 달했다. 통계청의 '자영업 현황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국내 자영업 등록사업체는 479만 곳으로 2014년과 비교해 1만2천 곳 줄었다. 불황에 문을 닫은 업체가 소폭 늘어난 것이다. 대구도 지난 1년 새 1천 개의 사업체가 문을 닫았다. 반면 경북은 전년보다 2천 개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국내 자영업 비중은 28.2%로 OECD 평균 15.8%를 크게 웃돌고 있다. 자영업이 어려운 일자리 사정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인구 1천 명당 자영 사업체 수는 93곳이다. 전체의 80%가 넘는 자영업체가 나홀로 사업체임을 감안할 때 10명 중 1명꼴로 자영업에 종사한다는 의미다. 50대 사업자가 32.4%로 가장 많고, 1인 남성 청년가구 중 12.2%가 자영업자다.

문제는 월 100만원 수입이 빠듯한 등록 사업자가 5곳 중 1곳이라는 점이다. 전체의 51.8%가 연 매출액이 4천600만원 미만이었다. 자영업으로 생계를 유지하기가 매우 힘든 환경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자영업 진출은 숙지지 않고 있다. 문 닫은 자영업체 수 만큼 매년 새 업체가 생기다 보니 자영업은 말 그대로 '모래탑 쌓기'와 다름없다.

이런 열악한 자영업 생태계를 개선하려면 무엇보다 경제 성장률 제고와 고용 흡수력을 높이는 데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 성장이 막히고 기업 일자리 창출력이 계속 떨어지면 자영업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자영업 실패로 인한 사회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정부는 관련 정책을 재점검해야 한다. 자영업이 한국 경제의 뇌관이 되지 않도록 서둘러 대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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