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날 땐 '특별가' 도착하면 '바가지'…전세기 패키지 여행 주의보

입력 2016-06-16 20:10:21

직장인 정모(35) 씨는 지난해 여름 3박 5일 일정으로 다녀온 태국 여행을 생각하면 아직도 화가 치밀어 오른다. 당시 30만원대의 '전세기 패키지 특가'라는 대대적인 홍보를 믿고 이용했다 터무니없는 '바가지'를 썼기 때문이다. 현지에서 가이드 말만 믿고 산 라텍스 제품이 실제 가격보다 3배가량 높았던 것이다. 정 씨는 여행사에 이를 따졌지만 가이드는 태국 현지 여행사 소속이라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는 답변만 들었다. 정 씨는 "100만원대 제품을 무려 300만원이나 주고 샀는데도 여행사에서는 발뺌만 했다"고 말했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대구경북 여행객들이 '전세기 패키지 여행' 피해를 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각종 매체에는 대구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전세기편 해외여행 상품 홍보가 쏟아진다. 여행사들은 항공권과 숙박 등을 따로 구입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을 크게 내세운다.

하지만 이들 상품에는 '함정'이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항공사와 전세기 대여업자, 일명 '랜드사'로 불리는 여행판매업자, 현지 여행업체, 현지 가이드 등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당초보다 비용이 더 들 수 있다는 것이다. 대구 여행업계 관계자는 "보통 랜드사들이 15석씩 나눠 전세기 대여업자에게 다시 좌석을 사고, 이 좌석으로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기 때문에 처음 전세기 좌석보다 비싸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저가 여행을 홍보하는 이른바 '마이너스 여행'으로 여행객을 모은 다음, 해외에서 다른 비용을 부가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생한다. 특히 가이드 팁 등의 명목으로 부가 비용을 요구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눈에 띄지 않는 요금이 많다.

태국 현지에서 여행사를 운영했다는 한 업계 관계자는 "식사를 하는 식당에서 일반 손님과 패키지 손님이 추가로 주문하는 음료나 술 등의 단가 자체를 다르게 받는 방법도 마이너스 여행의 꼼수 중 하나다"며 "전세기 여행이 표면적으로 저렴하게 보이지만 실상을 보면 여행객들이 손해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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