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정성 듬뿍…엄마가 말아준 김밥 "제일 좋아"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김밥은?' 정답은 '어머니가 싸주시는 김밥'이다. 사랑과 정성이 담겼기 때문이다.
사업하는 남편과 고1(15), 초5(11), 초1(7) 아들 딸을 둔 손희정 씨는 김밥을 자주 만다. 다른 음식은 몰라도 김밥만은 이웃들도 알아줄 정도다. 특히 아이들은 '엄마표' 김밥 마니아들이다. 엄마표 김밥에 길들여진 아이들은 이제 엄마가 마는 김밥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김밥으로 알고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김밥을 먹고 싶다며 조른다. 소풍이나 체험학습을 갈 땐 전날 저녁부터 엄마를 주방으로 끌어낸다. 그래서 엄마 손 씨는 특별한 날도 아닌데도 아이들을 위해 자주 김밥을 만다. 김밥집에는 없는 사랑과 정성을 듬뿍 담아서.
손 씨는 자신이 만든 김밥은 특별한 것이 없다고 말한다. "친정어머니가 하던대로 싸요. 특별한 재료가 들어가는 것도 아닌데 남편과 아이들이 맛있다며 잘 먹습니다. 이웃들도 맛있다고 해요. 호호호."
엄마표 김밥에 들어가는 재료는 우엉조림과 어묵볶음, 계란, 맛살, 시금치, 오이, 당근, 햄, 소고기 볶음 등 평범한 재료다. 그리고 무를 매실에 절여 약간 새콤달콤한 단무지가 들어간다. 참치, 스팸 등 고기를 넣지 않는다. "고기는 질린다며 잘 안 먹어요. 채소 등 재료를 많이 넣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입니다. 유별난 것은 없어요. 친정엄마가 하던대로 그냥 쌉니다."
밥은 고슬고슬하지 않게 촉촉하게 짓는다. "엄마가 그랬어요. 그래야 식어도 촉촉하니 식감이 살아 있대요. 엄마가 하던 대로 싸니 재료도 같고 모양도 똑같아요. 맛도 똑같을 거예요."
손 씨는 아이들이 김밥을 좋아하는 것은 외할머니 때문이라고 했다. 어릴 적 아이들이 외갓집에 갈 때마다 할머니가 '뭘 해줄까'라고 물으면 합창이라도 하듯 '김밥요' 할 정도로 '할머니표 김밥'을 좋아했단다. "이제 그 일을 제가 하고 있어요. 아마 어릴 적 먹은 할머니표 김밥 맛이 입에 배어 그런 것 같아요. 아이들은 요즘도 외할머니를 보면 김밥을 주문하곤 합니다."
손 씨는 김밥을 자주 싸기도 하지만 한 번 시작하면 많이 싼다. "대략 30줄 이상은 만들어요. 5명의 가족이 먹기도 하고 남편이 출근할 때 직원과 나눠 먹으려고 가져 가기도 해요. 그리고 이웃과 나눠 먹기도 합니다."
이웃으로 김밥을 나르는 일은 막내 지우 군 몫이다. "엄마가 김밥 마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행복하지만 먹을 때는 더 행복해요. 또 이웃 아줌마가 '맛있다'고 하면 저도 즐거워지는 걸요."
엄마가 김밥을 말 때 가장 관심있게 쳐다보는 이는 둘째 지호 양이다. 엄마가 어떤 재료를 넣고 어떻게 마는 지 주의깊게 지켜본다. 그리고 엄마를 따라 김밥을 만다. "엄마가 외할머니 김밥 싸는 것을 닮았듯이 저도 엄마가 하는 것을 배우고 싶어요. 엄마가 나이들면 제가 할 거예요. 그리고 결혼하면 제 아이에게도 김밥을 만들어 줄 거예요." 지호 양은 친구들에게 '우리 엄마 김밥이 제일 맛있다'며 자랑하며 다닌다.
손 씨는 지난달 지호와 지수에게 김밥 도시락을 싸 줬다. 물론 사랑의 편지와 함께. "4월부터 희망하는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사랑의 도시락 데이'를 운영하고 있는데, 김밥을 싸 줬었요. 아이들이 학교에서 많이 자랑했나봐요.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우리 엄마표 김밥이라고."
그 덕에 지수 양은 김밥을 한 번 더 먹었다고 입맛을 다셨다. "저는 '사랑의 도시락 데이'를 하지 않기 때문에 엄마 사랑이 꼭꼭 말려 있는 엄마표 도시락을 싸갈 순 없지만 동생들 소풍이나 체험학습을 가면 얻어 먹어요. 그래서 동생들 소풍가는 날이 기다려줘요. 우리 엄마 김밥 최고예요.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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