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도시를 벗어나 조용한 시골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자연과 더불어 살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복잡한 세상과 떨어져서 나무나 꽃을 가꾸며 조용히 살겠다는 것도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그저 모양만을 위해 정원에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나무를 심는 것은 권할 만한 일이 못 된다. 나무의 기운도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우리 선조들은 지기를 가장 잘 보존하는 나무로 소나무와 대나무를 꼽았다. 그래서 묘지 주변에는 소나무를 심었고, 집 안에는 대나무를 심었다. 집 안에 큰 나무를 심어놓으면 기운을 뺏긴다고 하여 다른 나무들은 심지 않았다. 지리학적으로 보면 심어야 되는 나무가 있고, 심지 말아야 할 나무가 있다. 그리고 심는 방위도 중요하다.
수명이 아주 긴 나무나 너무 우거진 나무, 목기가 지나치게 강한 자두나무, 모과나무, 은행나무 같은 것은 집 안에 심어서는 안 되고 담 밖에 심어야 한다. 은행나무를 다른 말로 공손수(公孫樹)라고 한다. 자손들이 좋게 된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은 것이다. 하지만 나무의 수명이 길면 길수록 목기 또한 강해서 사람의 기운을 해친다. 즉 사람이 나무의 기운에 눌리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집 안에 심으면 안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학교나 관청 등의 공터에는 이런 나무를 심어야 한다. 사람이 많은 만큼 인간의 기운이 강하고 자연의 기운이 약하니 조화를 맞추기 위해 목기가 센 나무를 심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옛날에는 집 안에 절대 잔디를 심지 않았다. 잔디는 음기가 강해서 식구가 아프거나 또는 하는 일이 잘 풀리지 않도록 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시는 인구가 많은 반면 자연의 기운이 약하므로 목기가 도움이 되기도 한다. 결국 모든 것은 조화이다. 그러니 차근차근 생각해보면 답이 나올 수 있다.
되는 대로 지어내는 것이 아니라 지리에 맞추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 될 수 있다. 마찬가지로 터도 목적에 부합되게 써야 한다. 사람이 살 집을 짓기에 적당한 터가 있고, 묘를 쓰기에 알맞은 터가 있다. 또 가정집을 지어야 할 터가 있고, 관공서가 어울리는 터가 따로 있다. 예를 들어 기가 강하게 몰려오는 암석이나 뾰족한 화산 같은 터는 절을 짓기에는 알맞지만 주택을 지으면 좋지 않다. 고급 승용차도 화물을 운반할 때는 트럭만 못한 것과 같은 이치이다.
알고 보면 버릴 땅은 없다. 적절히 효용에 맞게 쓰지 못할 뿐이다. 땅의 기운이 강하면 성인(聖人)들은 문제가 없지만 보통사람들은 탈이 날 수 있다. 터를 용도에 맞게 사람에게 도움이 되도록 사용하는 것이 바로 풍수지리의 이용 방법이다.
풍수가·수필가(jds369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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