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도 과일 껍질도 발효 거치면 특별한 맛깔
"효소가 세상에 잘 알려지기 전부터 우리 집엔 모든 반찬의 양념을 효소로 만들어왔어요."
상주 '신의 터' 농원 주인 조용학(55)'김갑남(54) 씨 부부는 친환경 농사꾼이다. 동네 사람은 물론 농장을 찾아오는 손님들은 김 씨가 차려내는 자연식단을 보고 한결같이 감탄사를 연발한다. 설거지도 그 흔한 세제를 쓰지 않고 쌀 씻은 물로 한다. 환경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이다.
김 씨는 일찌감치 효소를 생활에 접목해 온 '효소의 선구자'다. "처음엔 쑥을 먹기 위해 효소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어요. 귀촌한 후 농촌생활에 적응하면서 쑥의 귀중함을 알게 됐는데 단순히 쑥떡이나 쑥국만 해먹기엔 정말 아까웠다"고 한다. 그때 동네 어느 집에서 '쑥을 설탕에 재어서 먹으니 맛이 좋더라'는 말을 들은 후 효소에 대한 관심이 생겨났다는 것.
효소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지리산에 100가지 차를 만드는 스님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갔다. 그 스님에게 효소에 대한 이론을 배웠다. "지금도 가슴에 와 닿는 말은 '들판에 널려 있는 모든 풀은 많이 섞으면 그중에 간혹 독초가 섞여 있더라도 중화된다'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요즘도 밭에서 김을 맬 때 참비름이나 쇠비름 등을 뽑아낸 후 그냥 버리지 않고 효소의 재료로 삼는다. "상추, 열무, 쑥갓 등 채소는 물론 밭에 있는 잡초조차도 버릴 것이 없어요. 제 손에 들어오면 모든 야생초는 모두 '먹을 것'으로 변해요."
실제로 이 집의 식탁에는 살구, 자두, 오디 등 과일은 물론 곶감용 감을 깎고 남은 껍질에도 올리고당을 넣어 달콤한 '감껍질 반찬'을 만든다. 김 씨는 "효소를 만들면 요리가 정말 쉽다. 갑자기 손님이 찾아와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특별한 요리를 할 것 없이 흔한 채소에다 효소와 함께 고춧가루와 마늘을 넣어 버무리면 요리 끝!"이라고 한다.
가정에 꼭 있어야 할 필수적인 양념 효소로는 무 효소, 양파 효소, 생강 효소를 꼽는다. 특히 생강 효소는 불고기 양념을 할 때와 생선을 구울 때 뿌려주면 특유의 냄새를 없애주는 등 정말 편리하다는 것. "농촌에는 온 천지가 효소의 대상이지요. 각종 나물은 물론 질경이 등 주변에 널려 있는 흔하디 흔한 산야초는 모두 효소의 재료"라고 한다.
하지만 효소에 대한 과열 양상을 우려한다. 그는 "효소 만들기는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정확한 이론의 체계화가 필요한 실정"이라고 조언한다. 그래서 김 씨는 좀 더 과학적인 방법으로 전통식품의 체계화를 위해 한국농경문화원 김인술 원장에게 효소 이론을 다시 배웠다. '농산물 산야초 제조사 자격' 시험에도 응시해 자격증도 땄다.
효소 및 전통장류에 대한 문의는 '신의 터' 농원 홈 페이지(http://sinfarm.smpho ne.kr)로 하면 된다.
◆산야초 발효효소 만드는 법
1. 채취한 산야초를 깨끗하게 씻는다.
2. 그늘에서 말려 물기를 없앤 후 3~5㎝ 길이로 자른다.
3. 산야초에 설탕을 넣는다. 재료의 종류와 수분 함량'온도 등에 따라 혼합하는 설탕의 양을 달리해야 한다. 산야초 종류에 따라 재료 1대 설탕 0.5~1.2로 차이가 있다. 일반적인 재료는 주로 1대 1로 한다.
4. 큰 그릇에서 산야초와 설탕을 골고루 섞는다.
5. 잘 섞은 재료를 발효용기에 꼭꼭 눌러 담은 후 뚜껑을 덮는다.
6. 발효용기는 외부와 내부의 온도 편차가 적고, 공기가 숨 쉴 수 있는 항아리(전통 옹기)가 가장 좋다.
7. 내용물이 많으면 발효과정에서 넘칠 수 있어 3분의 2 정도만 채운다.
8. 내용물이 발효액에 잠기도록 눌림판으로 눌러준다. 재료가 발효액 위로 뜨면 부패할 수도 있다.
9. 가라앉은 설탕이 다 녹을 때까지 2, 3일에 한 번씩 섞어준다.
10. 직사광선이 들지 않고 통풍이 잘되는 청결한 곳에서 3~12개월(재료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음) 정도 발효시킨다.
11. 적당히 발효되면 건더기는 건져 낸다. 원액은 냉장실 등 서늘한 곳에 두고 숙성시킨다.
12. 건진 건더기 중 먹을 수 있는 재료(양파'마늘 등)는 양념을 해서 반찬으로 먹어도 좋다.
※초산 발효된 발효액은 식전에 마시면 속이 쓰린 경우가 있으므로 식후에 마시는 것이 좋다. 1회 섭취량은 원액 50㏄(소주잔 1잔) 정도. 물에 희석하면 마시기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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