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부촌' 범어동에 중소형 아파트 쏟아진다

입력 2013-03-22 10:33:12

올해 4개 단지 3천 가구…중소형 중심 분양 릴레이

대구에서 가장 선호도가 높은 범어동 일대에 10년 만에 중소형 위주의 아파트가 속속 분양에 나서면서 범어동의 주거 진입 장벽이 낮아질 전망이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대구에서 가장 선호도가 높은 범어동 일대에 10년 만에 중소형 위주의 아파트가 속속 분양에 나서면서 범어동의 주거 진입 장벽이 낮아질 전망이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대구 인기 주거지로 꼽히는 수성구 범어동의 주거 진입 장벽이 낮아질 전망이다. 최근 10년간 전무하다시피했던 중소형 규모의 아파트 공급이 올해는 봇물을 이룬다.

분양대행사 리코씨앤디에 따르면 범어동 일대에는 범어 주상복합, 범어 e편한세상, 롯데캐슬(더 퍼스트) 등 4개 단지 2천900여 가구의 분양이 예정돼 2005년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 대기 중이다. 범어네거리를 중심으로 다수의 아파트 단지가 분양을 하는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범어네거리 주변에는 중대형 위주로 공급이 많았지만 올 분양시장은 대부분 중소형 아파트 위주로 분양이 예정돼 중소형 아파트 공급 부족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10년간 대구 수성구 범어동의 소형 아파트 공급물량이 2%에 그쳐 20, 30대 젊은 층의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했다"면서 "올해 예정된 중소형 물량으로 범어동의 주거 진입 장벽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동안 범어동 일대는 평균 매매·전세가가 대구에서 가장 높은 데다 10여 년간 대형 아파트만 공급돼 자본 여유가 없는 신혼부부나 젊은 층의 거주가 힘들었다. 이에 따라 '범어동=있는 자들만의 리그'란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했다.

부동산114 대구경북지사에 따르면 범어동에서 젊은 중산층이 가장 선호하는 아파트 규모는 분양 면적 66~99㎡. 하지만 10년간 이 일대에 공급된 같은 규모의 아파트는 전체 공급물량(7천476가구) 중 2%(109가구)에 그치고 있으며 66㎡ 미만은 아예 없다. 중산층이 선호하는 99~132㎡도 25%(2천48가구) 수준이다. 반면 198㎡ 이상 대형 면적은 전체 공급물량의 73%를 차지하는 등 평형별 양극화가 극심하다.

이와 함께 비싼 아파트 가격은 범어동의 주거 진입장막을 더욱 두텁게 했다. 범어동의 아파트 3.3㎡당 평균 가격은 933만원으로 대구 평균 592만원보다 훨씬 높다.

부동산 114 이진우 대구경북지사장은 "범어동은 대구의 금융, 의료, 상업 중심지인데다 교육 인프라까지 잘 갖춰져 젊은 층이 선호하고 있지만 아파트 가격이 다른 지역보다 비싸고 중'대형 평형대 위주여서 자본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젊은층에게는 그림의 떡이다"면서 "부동산 양극화는 곧 사회 양극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범어동 일대에 중'소형 아파트 공급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분양이 전무했던 수성구에는 올해 분양 물량의 30%가 몰려 있다. 수성구에 분양 예정인 아파트는 수성1가 롯데캐슬(더 퍼스트)과 범어동 주상복합, 범어동 e편한세상, 만촌동 화성 등 5개 단지, 3천500여 가구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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