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저소득층 서민들에게'도심 속 내 집'을 제공하기 위해 추진한 '보금자리주택'이 대구지역 서민들에게 외면받을 처지다. 대구에 지정된 보금자리주택 지구는 3곳이지만 모두 도심 외곽에 들어설 예정이어서 교통이 불편하고 실제 분양가도 주변 시세보다 크게 낮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교통불편한 외딴곳에 들어서는 보금자리
대구에 들어서는 보금자리주택지구는 대구 연경지구와 옥포, 대곡2지구 등이다. 3곳 중 가장 규모가 큰 곳은 연경지구로 북구 서변동과 연경동, 동구 지묘동 일대 151만2천㎡에 6천762가구가 공급된다. 달성군 옥포면 강림리, 교항리의 옥포 지구는 5천900가구, 달서구 대곡동, 도원동의 대곡2지구는 3천300가구가 공급된다.
하지만 3곳 모두 도심 외곽에 조성돼 저소득층 서민들이 직장이나 학교 통행 등에 큰 애로를 겪을 수밖에 없다.
연경 지구는 이곳을 거치는 버스가 단 한 대뿐인데다 각종 편의시설이 밀집된 중구나 수성구로 가려면 15~20㎞를 움직여야 하며 그나마 학교가 몰려 있는 칠곡3지구까지도 10㎞가 넘는다. 옥포지구는 교통이 더 열악하다. '달성5' 버스 한 대가 옥포면 일대를 지나가는데 배차 간격이 50~60분에 이른다. 옥포면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1호선 대곡역도 10㎞가량 떨어져 있어 연경지구보다 대구 도심에 더 접근하기 힘든 상황이다.
◆'반값 아파트' 효과도 없어
대구는 '반값 아파트' 효과도 기대할 수 없다. 원래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낮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국 평균이 2억6천842만원인 것에 비해 대구는 1억5천822만원으로 7대 도시 중 광주(1억2천324만원) 다음으로 낮다. 타 대도시 아파트 평균 가격은 서울이 5억4천285만원, 인천과 부산이 각각 2억890만원과 2억160만원으로 대구는 원래 집값이 낮아 서울처럼 시세의 50~70% 선에서 보금자리주택을 분양받기 어렵다는 것.
부동산 114 이진우 대구경북지사장은" LH공사가 기반 시설이 잘 돼 있는 도심에 건설하면 토지 수용 등 보상 절차가 까다로운데다 낮은 가격에 주택을 공급할 수 없다고 판단해 도심 외곽에 보금자리주택을 짓는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를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 미개발지역에 공공임대주택을 짓다 보니 '도시 내 개발'이라는 당초 정책 취지를 살리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보금자리주택=정부가 서민주거 안정을 위해 공급하는 전용면적 85㎡ 이하 분양 주택과 임대 주택을 통합한 개념. 2018년까지 분양 주택 70만 가구와 임대주택 80만 가구 등 총 150만 가구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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