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도심에 와플(waffle) 전문점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와플은 표면이 벌집 모양으로 된 바삭하고 가벼운 과자로 아침식사뿐 아니라 디저트로 인기가 높은 것. 커피전문점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커피 한 잔과 곁들이기 좋은 간식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와플이라는 이름은 벌집(honeycomb)이라는 뜻으로 벨기에에서 쓰는 언어인 네덜란드어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벌집이라는 뜻의 고대 게르만어가 발전해 만들어진 단어다. 와플은 붕어빵의 원조라고도 하는데 접을 수 있는 두 개의 금속판 사이에 밀가루 반죽을 넣고 케이크처럼 구운 것이 그 원조다. 13세기 무렵 중세 유럽의 장인이 평평하고 밋밋한 금속판의 빵 굽는 기계를 올록볼록한 요철이 있는 벌집 모양으로 만든 것이 유럽 전역으로 퍼졌으며, 이것이 1600년대 영국 청교도들이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미대륙에서도 와플을 널리 즐겨 먹게 됐다고 한다.
13세기 중세 유럽에서 십자군 전쟁 때 방패를 겹쳐 만든 것에서 출발했다는 설도 있다. 와플의 종류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크게 벨기에식 와플과 미국식 와플 두 가지로 나뉜다. 이중 벨기에 와플은 전통적으로 반죽에 이스트를 넣어서 발효시켜 만들기 때문에 두꺼운 것이 특징이다.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쫀득쫀득하고 부드러운데, 빵 자체는 달지 않기 때문에 신선한 과일과 휘핑 크림 등을 얹어서 즐긴다. 반면에 미국식 와플은 이스트 대신 베이킹파우더나 소다로 반죽을 부풀리며 시럽을 뿌려 달게 먹는 것이 특징이다.
흔히 즐겨 먹는 과자인 웨하스(wafers)나 고프레(gaufres)가 모두 와플의 일종이며, 아이스크림 콘도 와플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와플을 둥글게 만 것이 바로 아이스크림 콘이라는 것.
일부에서는 믿거나 말거나 한 와플의 슬픈 유래가 전해지기도 한다. 1734년, 영국 런던 동남부 지역의 작은 식당의 한 요리사가 그릴에다 한 손님을 위해 팬케이크를, 또 다른 손님을 위해 스테이크와 계란을 동시에 올려놓고 스테이크 고기를 연하게 하기 위해 막대기로 고기를 두드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한눈을 팔아 자신도 모르게 스테이크가 아닌 팬케익을 두드려 온통 홈이 파지게 됐다. 순간 그는 당황했지만, 그 홈 때문에 팬케이크에 더 많은 시럽과 버터를 얹을 수 있겠다는 발상의 전환을 하게 됐다.
하지만 그는 이 기쁜 소식을 아내에게 전하기 위해 부엌을 뛰어나오다 그만 넘어지면서 목이 부러져 죽고 말았다고 한다. 남편이 죽고 난 뒤 그 요리사의 부인은 와플을 만드는 방법을 제임스 쇼니라는 기업가에게 팔았는데, 제임스는 레스토랑을 오픈해 대단한 성공을 이뤘지만 곧 다른 수백 개의 레스토랑이 그의 와플을 흉내내게 되면서 낮은 가격에 판매하기 시작, 한 달 반 만에 파산하고 1년이 안돼 무일푼으로 거리에서 죽음을 맞이했다고 한다.
한윤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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