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합천군·해인사 공동주관 '2011 대장경 천년세계문화축전'
천년의 세월을 간직한 고려대장경의 가치 재발견과 의미를 되돌아보기 위한 2011 대장경 천년세계문화축전이 경상남도와 합천군, 해인사 공동으로 오는 9월 23일부터 11월 6일까지 45일간 가야면 주행사장, 해인사 일대에서 열린다. 고려대장경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뛰어난 목판대장경으로 1011년 발원부터 240년 동안 고려인들의 지혜와 역량을 총 결집한 문명의 결정체다. 불교가 처음 한국으로 전래된 것은 고구려 소수림왕 2년(372)으로, 전진의 왕 부견이 사신과 승려 순도(順道)를 보내어 불상과 경전을 전했다.
고구려와 백제, 신라를 거쳐 고려까지 불교문화가 융성하게 발전하면서 고려 후기에 대장경 조판은 두 번에 걸쳐 있었다. 현종 때와 고종 때로 각각 초조장경(初雕藏經), 재조장경(再雕藏經)이라 불린다.
현종 2년(1010) 거란 성종(聖宗)의 침입에 수도까지 함락됐고 왕은 나주로 피란하면서 국난 극복과 외적 퇴치를 위하여 대장경 판목의 조조(雕造) 착수에 이르렀다.
적의 퇴각 이후 덕종, 정종, 문종에 이르기까지 전후 40년에 걸쳐 대장경 조판을 완성하였는데, 이 대장경이 바로 1천106부 5천48권의 고려 구장경(舊藏經) 또는 초조장경이며, 팔공산 부인사에 봉안하였으나 고종 때 몽골 침입으로 부인사 장경판은 불타버렸다. 부인사는 신라 선덕여왕을 기린 절로 경내에 숭모전이 있으며 숭모전에는 선덕여왕 어진이 봉안돼 있다.
몽골 침입으로 부인사 초조대장경 판목은 모두 불타버렸으나 그 인쇄본은 일본 교토 난센지(南禪寺) 등에 보관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난센지는 일본 임제종 남선파의 대본사로, 1291년 가매야마(龜山) 천황이 별궁을 절로 하사하면서 개산되었다.
고종 때 1231년 몽골 침입 후 이듬해 강화도 천도(遷都)와 함께 불력에 의한 국난 극복을 위해 1236년 대장도감(大藏都監)이 설치되고 대장경 재조 착수에 들어가 16년간의 작업 끝에 1251년 완성됐다. 이것이 현재 해인사(海印寺)에 봉안된 판으로 고려대장경(高麗大藏經)이라 하며 속칭 팔만대장경이라고도 부른다.
총 8만1천258판을 양면에 새겼으므로 16만2천516면이나 되며 수록된 경이 1천512부 6천791권에 이른다. 당시 각종 이판(異板)들과 대교(對校)해 정밀히 교정했기 때문에 각국에서 개판(開板)된 대장경 중에서도 가장 우수한 한역 대장경이며 우리 문화의 보물이다.
대장경은 주로 제주도 완도 거제도 등에서 나는 자작나무를 재료로 사용했는데 부패 방지를 위해 먼저 나무를 바닷물에 절인 다음 그늘에서 충분히 말려 사용했다. 이것은 현존하는 세계의 대장경 중 가장 오래된 것일 뿐만 아니라 체재와 내용도 가장 완벽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오자(誤字)와 탈자(脫字)도 거의 없다.
자체(字體) 예술성은 하나의 목판에 대략 가로 23행, 세로 14행으로 310자 내외를 새겼는데 정교한 판각술이 탁월하여 조선의 명필 한석봉은 "육필(肉筆)이 아니라 신필(神筆)"이라고 경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팔만대장경은 그 후 5차례나 간행'유포되었다는 역사기록이 있다. 고려 말 이색이 인출한 대장경 1부가 여주 신륵사에 봉안되어 있으며 조선 초기까지 왜구들이 자주 침략해 해인사 소장 고려대장경판을 요구했는데 대부분 거절하고 간혹 인본(印本)을 주었다고 한다.
1410년 태종은 경기도, 황해도, 충청도 관찰사에게 도내에서 생산되는 인경지(印經紙) 267묶음을 해인사로 보내 인경(印經)하도록 명했고, 세조는 신미(信眉), 수미(守眉), 학열(學悅) 등으로 하여금 해인사 대장경 50부를 인출하여 각 도의 명산 거찰에 나누어 봉안토록 했으며, 1898년 용악(聳岳)이 4부를 인출하여 통도사, 해인사, 송광사 등에 1부씩 봉안했다고 전하고 있다.
이후 편집된 중국판 빙가장경, 일본판 대정신수대장경 등은 팔만대장경을 표본으로 판각된 것으로 팔만대장경은 현존하는 한문대장경의 완벽한 '연원'이라 할 수 있다. 대장경은 지난 2007년 유네스코 지정 세계기록 유산으로 등재됐다.
이번 축전과 관련, 합천군 관계자는 "'대장경 천년의 지혜'라는 주제로 개최되는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은 특정종교를 초월한 한국의 전통 문화유산이며, 세계적 유산인 팔만대장경을 전 세계인에게 알려 대장경이 전하려는 메시지를 전 인류에게 전파하는 것이 모두가 해야 할 몫"이라고 했다.
합천·김도형기자 kdh02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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