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극장을 찾은 관객은 1억3천347만 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1억 3천794만 명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한국 영화 점유율도 46.2%로 작년(51.2%)에 비해 5% 포인트 줄었다.
그러나 한국 영화는 전체 흥행 10위권 안에 무려 7개 작품이 들면서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해운대'와 같은 '대박' 영화들이 없었던 대신 400만~600만 명의 '중박' 영화들이 많았다. 원빈 주연의 '아저씨'(622만 명)와 송강호, 강동원 주연의 '의형제'(546만 명)는 500만 명을 돌파하며 선전했다. 지난해 '해운대'의 순제작비가 130억원이 넘었던 것에 비하면 이들 작품들의 순제작비는 36억~40억원에 불과해 영화사로서는 쏠쏠한 재미를 본 셈이다.
순제작비 55억원이 든 정재영 주연의 '이끼'는 337만 명을 동원했고, 김윤진 주연의 '하모니'(27억원)는 304만 명, 김주혁, 조여정 주연의 '방자전'(40억원)은 301만 명을 돌파했다. 올해 개봉작 중 박스오피스 10위 안에 든 한국 영화는 '아저씨' '의형제' '이끼' '포화속으로' '하모니' '방자전' '부당거래' 등 7편이었다.
'아저씨'와 함께 '악마를 보았다'(183만 명) 등 잔혹한 영화들이 관객의 시선을 끌었으며 '방자전'과 함께 전도연의 파격 노출로 화제를 모았던 '하녀'(228만 명) 등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들이 의외로 선전했다. 또한 로맨틱 코미디 장르도 강세를 보였다. '시라노:연애조작단'은 270만여 명을 모았고, '쩨쩨한 로맨스'는 160만여 명을 돌파했고, '김종욱 찾기', 김혜수와 한석규가 만난 '이층의 악당'도 호평을 받았다.
한편 대형 스타를 동원하거나 거대 제작비를 투입하지 않은 작품들도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대표적인 것이 김인권이 첫 주연을 맡은 '방가 방가'이다. 청년 실업과 이주민 노동자의 인권 문제를 유쾌하게 풀어낸 '방가 방가'는 주제가 다소 무거웠음에도 불구하고 100만 명에 가까운 관객을 그러모았다. 손익분기점이 60만~70만 명이었던 이 영화는 영진위 제작 지원작 중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으며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올해의 좋은 영상물'로 선정하기도 했다.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의 장철수 감독은 대종상, 대한민국영화대상 등 올해 국내 영화제에서 신인감독상을 싹쓸이했다. 수단에서 의료봉사를 하다 숨진 이태석 신부의 삶을 그린 '울지마 톤즈'도 예술영화 전용관에서 개봉해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비록 관객 수는 33만여 명에 그쳤지만, 동티모르의 실화를 그린 '맨발의 꿈' 역시 많은 이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반면 '그랑프리'나 '무법자'처럼 스타급 배우들을 내세우고도, 흥행에 참패한 영화들도 있었다.
해외 영화제의 성과로는 제63회 칸 영화제 공식 경쟁부문에 이창동 감독의 '시'와 임상수 감독의 '하녀'가 진출했고, 이 가운데 '시'는 각본상을 수상했다. 홍상수 감독은 '하하하'로 또 다른 공식 부문인 '주목할 만한 시선상'을 수상했다. '시'는 대한민국영화대상 감독상과 각본상, 부일영화상 각본상과 작품상, 대종상 각본상, 영평상 각본상과 작품상 등을 수상하며 국내 주요 영화상을 휩쓸었다.
지난해 연말 개봉한 '아바타'가 1천335만 명을 모으면서 3D 영화들이 대거 개봉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드래곤 길들이기' 등 애니메이션을 중심으로 한 할리우드 외화 20여 편이 3D로 개봉했으며, 한국 영화로는 주경중 감독의 '나탈리'가 3D로 선보였다.
한국 영화는 새해에도 흥행 청신호가 예상된다. 현재 '황해'와 '헬로우 고스트'는 개봉 3일 만에 58만 명과 45만 명을 동원하며 쾌조의 출발을 했으며 새해 첫 달 27일 이준익 감독이 '황산벌'의 후속작 '평양성'을 내놓는다. 또 톱스타 장동건, 일본의 오다기리조, 중국의 판빙빙이 가세한 '마이 웨이'를 비롯해 '글러브' '제7광구' 등도 개봉 예정이다.
김중기 객원기자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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