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수의 야구토크] 프로야구 양대 리그 실익 없다

입력 2010-12-28 09:14:44

지금 국내 야구계에서는 제9구단의 창단과 관련해 긍정과 부정의 의견이 공존하고 있다. 또 다른 측면이긴 하나 양대 리그에 대한 논의도 많은데, 필자는 우리나라 프로야구 실정상 양대 리그가 필요하지 않다고 본다. 타당성과 효율성 면에서 양대 리그가 어떤 실익을 내는지 면밀히 따져 보아야 할 것이다.

국내에서는 이미 1999년과 2000년 두 시즌 동안 양대(드림·매직) 리그를 실시한 전례가 있다. 1999년 전년 시즌 성적에 따라 1·4·5·8위 팀을 드림리그, 2·3·6·7위 팀을 매직리그로 나눠 시행했고, 1999년의 성적을 바탕으로 2000년에는 1·3·5·7위 팀과 2·4·6·8위 팀으로 묶어 시행했다. 하지만 이 제도는 성공하지 못했다.

우리나라에서 양대 리그가 뿌리내리지 못한 이유로는 전력과 승률의 불균형, 리그 팀의 변경, 플레이오프 동시 개최 등이 거론된다. 이런 요소들은 양대 리그의 근간을 좌우하는 부분이다. 해마다 팀을 변경하면서 제대로 된 리그로 정착하지 못했고, 승률의 불균형은 프로스포츠에서 반드시 필요한 공정성을 훼손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양대 리그임에도 기록이나 게임 수에서 큰 차이가 없는 등 제 색깔을 내지 못했다.

미국과 일본이 양대 리그로 운영한다고 해서 우리가 따라가야 할 이유는 없다. 근본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30개 팀(아메리칸리그 14개, 내셔널리그 16개), 일본은 12개 팀(센트럴리그, 퍼시픽리그 각 6개)으로 양대 리그가 운영되는데, 우리나라보다 팀 수가 근본적으로 많다. 무엇보다 가장 큰 차이점은 경기의 규칙이나 운영에 있어 독립성이 보장된다는 점이다. 이런 특색 있는 부분을 우리 야구계는 수용할 수 있을까?

지리적 여건과 편리성, 역사성 등을 따져 봐도 우리나라에서 양대 리그의 도입이 시급한 과제로 보이지 않는다. 실패한 과거의 기억을 지워가며 반드시 해야 할 숙제인 것처럼 보는 시각은 어리석은 것이다. 지금의 8개 팀에서 1, 2개 팀이 더 늘어난다고 해도 달라질 것은 없다.

9구단이 창단되면 각 리그는 팀의 불균형을 가져오게 되고, 10구단이 창단되더라도 각 리그는 홀수의 구단으로 이루어져 경기의 불균형은 물론 쉬어야하는 팀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이런 환경을 만들면서까지 양대 리그를 논의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프로야구 역사는 아직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짧은 편이다. 구단 사정에 따라 전력의 불균형이 심하고, 성적도 일정하지 않다. 과거 양대 리그는 흥행에서도 실패했다. 지리적 측면에서도 양대 리그로 나누기가 애매하다.

지금 국내에서는 9, 10구단 창단과 관련, 사회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때 양대 리그에 대한 논의로 혼란을 가중시킬 필요는 없다. 양대 리그에 대한 논의는 접고, 대신 9, 10구단이 빨리 창단될 수 있도록 기존의 팀이 양보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또한 단일 리그의 특색을 살리는 방안을 찾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지리적 여건과 환경을 가진 나라들의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도록 특색을 살리자.

이동수 대구방송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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