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한파, 여름 폭염, 가을 황사…12월 잦은 눈, 비
2010년 대구경북 날씨가 롤러코스터 같다. 여느 때의 12월 날씨와 달리 대구경북에 눈 소식이 잇따르고 있고, 앞서 3월 폭설과 4월 한파에 이어 여름 폭염, 늦가을 황사까지 기승을 부리는 등 예년 통념을 뒤엎고 있다.
◆12월 잦아진 비와 눈=26, 27일 눈을 포함해 30일까지 대구 경북은 4차례나 눈 소식이 있다. 기상청은 26일 오후, 27일 새벽에 이어 28, 30일 역시 눈발이 날릴 것으로 예보했다. 12월의 잦은 눈은 2000년대 이후 12월 강수량이 증가하는 현상에 따른 것이다. 2000년 이후 12월에 20㎜ 이상 강수량을 기록한 날은 모두 다섯 차례나 관측됐다. 반면 1990년대와 1980년대엔 각각 두 차례뿐이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의 경우 약해진 '북극진동' 탓에 12월 눈과 비가 잦다. 북극진동은 북반구에 존재하는 찬 공기의 소용돌이가 주기적으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을 말한다.
기상청 기후예측과 김지영 연구관은 "북극진동이 약해지면서 북극의 찬 공기가 북반구 중위도까지 밀려 내려오면서 남쪽의 따뜻한 공기와 만나 비나 눈이 많이 내리고 있다"면서 "북극진동 약화나 2000년대 이후 12월 강수량이 증가한 것은 지구 온난화와 관계가 있을 수 있지만 아직 명확히 결론짓기에는 이르다"고 밝혔다.
◆1년 내내 이상 기후 비상=올 한 해 대구경북에서는 지구촌을 뒤흔든 이상 기후 현상의 여파와 같이 날씨 변화가 잦았다. 지난 3월 10일 대구 도심은 눈으로 하얗게 변했다. 3월 내린 눈으로는 1957년 3월 8일(적설량 12.1㎝)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은 9.5㎝가 내렸다. 이후에는 이상 저온 현상이 닥쳤다. 4월 28일 대구 낮 최고기온은 41년 만에 10℃ 아래로 떨어졌고 28, 29일 이틀 연속 눈발이 날렸다. 이는 1963년 4월 9일 이후 47년 만에 가장 늦게 내린 봄철 눈 기록이다.
여름에는 찜통더위가 기세를 부렸다. 1973년 이후를 비교할 때 여름 대구경북 평균기온은 1994년(25.6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25도를 기록했다. 불볕더위로 지역 평균 열대야 일수도 10.6일로 최근 10년(2000~2009년) 평균 열대야 일수(4.6일)의 두 배를 넘어섰다.
올 11~12월 대구경북에는 봄철 단골손님인 황사가 다섯 차례나 찾아들었다. 2006년 같은 기간에는 전무했고 2007년 한 차례에 이어 2008, 2009년 각각 2, 3차례 황사가 유입됐을 뿐이다.
이에 대해 국립기상연구소 권원태 소장은 "한 가지 기상 현상을 두고 지구 온난화 탓이라 단정짓기는 이르지만 지구 온난화로 기온과 강수량 패턴이 변하면서 홍수, 가뭄, 폭염 등 이상 기후 발생 빈도가 증가 추세인 것만은 사실"이라며 "정부와 학계가 힘을 모아 이상 기후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