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KTX만 증편은 철도 요금 편법 인상이다

입력 2010-12-02 10:58:17

코레일이 KTX를 증편하는 대신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등 서민들이 이용하는 열차편만 줄였다고 한다. 지난달 1일 경부고속철도 2단계 개통 이후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KTX 운행은 늘리면서 새마을호와 무궁화호는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운행을 대폭 축소했다는 것이다. 철도의 공공성을 외면하고 돈벌이에 급급하다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일반 열차 운행을 다시 늘려야 한다.

지난달 열차 시간 조정 이후 동대구역에 정차하는 KTX는 왕복 102회에서 120회로 늘어났으나 새마을호는 42회에서 34회로 줄었다. 동대구역~포항역을 운행하는 무궁화호도 20회에서 4회로 대폭 축소됐다고 한다. 코레일 측이 KTX를 증편하면서 새마을호와 무궁화호를 대폭 감편한 것은 돈 때문이다. 동대구역~서울역 기준 KTX 요금은 3만 8천400원이지만 새마을호와 무궁화호는 이보다 훨씬 싼 2만 9천100원과 1만 9천600원에 불과하다.

코레일이 많은 적자로 시름하고 있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다. 코레일의 영업 손실은 2004년 4천779억 원에서 2006년 5천467억 원, 2008년 7천808억 원으로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 때문에 코레일이 KTX를 증편한 반면,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열차를 감편한 것은 이해는 된다. 코레일이 공기업이라 하더라도 기업인 이상 이익을 남기는 건 당연하다. 그렇다 해도 서민들이 이용하는 열차는 대폭 줄이고 KTX만 증편한 것은 철도 요금을 편법으로 올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요금을 올린다고 코레일의 만성 적자 경영이 개선되지 않는다고 본다. 지난 2004년 철도 구조 개혁에 나섰으나 적자 경영이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악화돼왔다. 인력과 운영비 과다 지출 등 코레일의 부실 경영 부담을 국민들에게 떠넘겨선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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