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예산의 편성과 집행에서 비효율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한다. 현재 전체 국방예산 중 70%가 인건비를 포함한 경직성 경비다. 반면 방위력 개선비는 해마다 줄어 30% 선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00년 36.9%였던 방위력 개선비의 비중은 지난해 30.8%로 줄었다. 정작 써야 할 곳에 예산이 가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그나마 집행 실적도 부진하기 짝이 없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올 들어 9월까지 방위력 개선 사업 집행 실적을 조사한 결과 예산을 절반도 쓰지 못한 사업이 66개나 됐다. 이 중 국내 기술로 개발된 차세대 한국형 전차 K-2(흑표) 양산 사업의 경우 올해 배정된 예산 382억 원 중 9월 말까지 집행된 금액은 600만 원(0.2%)이었다. C-130H 수송기 성능 개량 사업도 올해 67억 원의 예산을 받았으나 역시 집행률은 0.1%(400만 원)에 그쳤다.
인건비 예산의 비효율도 심각하다. 지난해 국방예산 중 인건비는 8조 6천260억 원이었으나 527억 원은 다른 용도로 쓰였다. 그러고도 507억 원은 불용액이 됐다. 실제 인력보다 예산을 과다 계상한 때문이다. 장교의 경우 인건비 편성 예산보다 실제 인원이 4.3% 적다고 한다. 합리적으로 재조정해야 할 부문이 많다는 얘기다. 국방예산이 이런 식으로 줄줄 새서는 자주국방은커녕 북한의 국지적 도발에도 제대로 대처하기 어렵다.
현대전은 머릿수만 많다고 이기는 것이 아니다. 지휘관의 머리에서 나오는 전략'전술과 이를 실제 전투에 옮길 수 있는 첨단 무기 체계가 조합되어야만 승리할 수 있다. 하지만 경직성 경비가 70%나 되는 국방예산 편성 방식으로는 첨단 무기 체계의 구축은 어렵다. 국방예산 편성과 집행에 대한 총체적 재점검과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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