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막걸리가 진화(進化)를 거듭하고 있다. 기존 쌀로 만든 곡주 이미지에서 벗어나 지역 대표 농특산물을 재료로 사용한 막걸리가 속속 나오고 있다. 색과 향, 영양, 맛이 뛰어나 주당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것.
경상북도에 따르면 최근 경북 23개 시·군에서 사과와 참외, 흑마늘, 오미자, 대추, 우뭇가사리, 곶감, 블루베리 등 지역 특산물을 원료로 한 막걸리가 쏟아지고 있다.
그동안 막걸리는 단순히 쌀과 밀 등 주로 한가지 곡물을 재료로 빚어 온 데다 맛과 향, 색깔이 거의 동일해 소비자를 만족시키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게다가 막걸리는 '하얀색, 텁텁한 맛, 플라스틱 용기' 등의 이미지로 고정돼 왔다는 지적도 받아왔다.
하지만 경북의 막걸리는 향토의 대표 농특산물로 향과 색깔을 입히고, 영양과 맛을 더하면서 막걸리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사과(청송), 대추(청송), 참외(성주), 흑마늘(의성), 오미자(문경), 우뭇가사리(포항), 곶감(상주), 블루베리(상주) 등 경북의 대표적 품목들을 이용한 막걸리가 속속 시장에 진입하고 있거나, 제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 중 문경 오미자와 포항 우뭇가사리 막걸리는 지난 9월 경주에서 개최된 제30차 FAO 아태총회 때 국내·외 인사들로부터 호평을 받을 만큼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또 청송의 대추막걸리는 올해 우리술 품평회에서 막걸리 부문 대상을 수상하는 등 전국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발상의 전환'을 이용한 막걸리도 있다. 산에 올라가서 일회용 커피를 마시듯 미숫가루처럼 물에 풀어 먹는 막걸리도 있고, 집에서 부글부글 발효과정을 지켜보며 직접 만들어 먹는 'DIY(Do It Yourself·스스로 만든다) 생막걸리'도 도내에서 개발·출시돼 인기를 끌고 있다.
지역 농특산물을 원료로 한 막걸리는 생산자와 소비자, 기업, 지역공동체 등 모두에게 이익을 주고 있다. 소비자의 다양한 기호를 충족시키는데다 지역에서 직접 생산한 싱싱한 농특산물을 재료로 이용함으로써 소비자의 건강권까지 보장해준다는 것이다. 농산물 시장개방 가속화로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인들에게는 농가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경북의 막걸리가 넘어야 할 과제도 많다. 열악한 시설을 현대화시키고 대기업에 비해 열악한 마케팅 능력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것. 이에 따라 경북도는 막걸리산업 시장규모가 2012년 1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지역 막걸리업체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경북도 박순보 농수산국장은 "수도권 기업에 비해 경쟁력 면에서 상대적으로 약세인 지역 막걸리업체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역 농특산물을 활용해 타 지역 제품과 차별화하고 특성화시켜야 한다"면서 "산·학·연 R&D 지원을 통해 건강·기능성 막걸리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시설현대화와 마케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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