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밖 고난도 문제 '수리' 중·상위권 성적 가를 듯

입력 2010-11-19 10:15:44

과목별 출제 분석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8일 대구 대륜고 시험장에서 수험생들이 긴장된 표정으로 1교시 언어영역 시험준비를 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8일 대구 대륜고 시험장에서 수험생들이 긴장된 표정으로 1교시 언어영역 시험준비를 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2011학년도 대입 수능은 지난 9월 모의평가와 대체로 비슷한 수준이지만, 언어·수리·외국어 영역 모두 지난해 수능에 비해서는 다소 어려웠다는 게 공통된 평가다. 특히 수리 영역의 체감 난이도가 높게 나타나 중·상위권 지원자 간의 변별력이 확보될 것으로 보인다.

◆언어영역

지난해 수능보다 약간 어려웠다. 비문학·현대시가 까다로웠고 문학은 EBS교재에 수록된 작품이 다수 출제됐다. 고은의 '선제리 아낙네들'(현대시), 정극인의 '상춘곡'(고전 시가), 김광욱의 '율리유곡'(연시조), 이호철의 '나상'(현대 소설) 등이 연계됐다. EBS 교재 연계 비중은 72%로 높은 편이었지만, 지문을 재구성하거나 문제 유형을 응용·변형한 방식이라 실제로는 낯설게 느껴졌다. 문학의 경우 고전 시가와 고전 산문을 복합 지문으로 구성하고, 극 장르를 출제하지 않은 점은 지난해 수능 경향과 다른 점이다. 특히 32~36번 과학관련 지문은 역법 개혁과 그레고리력의 특성에 관한 글로, 심도 있게 공부하지 않은 수험생들은 독해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

◆수리영역

올해 수능에서 당락의 키를 쥔 영역으로 평가된다. 가형과 나형 모두 지난해보다 어렵게 출제됐다. 가형은 9월 모의평가보다 쉽게, 나형은 9월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나 형의 경우 평균 점수는 9월과 비슷한 것으로 예상되지만 고난도 문제가 다소 출제됐다. 이에 따라 1등급 컷은 9월 모의평가보다 2, 3점 정도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수 또는 로그의 식을 이용한 수학 외적 문항(가형, 나형 공통 9번), 도형을 이용한 무한등비급수의 합을 구하는 문항(가형, 나형 공통 10번)이 출제됐다. 고난도 문항은 EBS 수능 교재 밖에서 출제됐다. 미분법(가형)과 수열의 극한(가형, 나형 공통)을 구하는 문항이 어렵게 출제됐다.

◆외국어영역

역시 지난해보다 어려웠다. 지난해 수능에서 5개 문항이 출제됐던 빈칸 추론 문제가 총 6개 문항 출제됐으며 상당히 고난도 문제로 출제됐다. 특히 어휘의 수준이 상당히 높았고 EBS 수능 교재에서 활용되지 않은 문제에서 주로 고난도 문제가 나왔다. 지문의 길이는 문제에 따라 다양하게 출제되었지만, 전반적으로 긴 편이어서 까다로웠다. 듣기 및 말하기 영역의 전체적인 난이도는 대체로 평이했다.

EBS교재에서 동일 지문이나 약간 수정한 지문을 문제 유형을 달리해 출제했다. EBS교재 중 다양한 교재에서 골고루 분산해 출제됐지만, 그중에서도 Final 실전모의고사에서 가장 많은 문항이 출제됐다.

◆사회탐구

수험생들이 다뤄봤을 만한 유형들이 출제됐고 체감 난이도는 쉬운 편이었다. 참신한 자료를 개발하거나 실생활의 상황을 고려해 자료를 구성한 문항들이 다수 출제됐다. 발발 60년을 맞아 출제된 6·25 관련 문항(한국 근·현대사 18번), 최근 이슈가 됐던 칠레 광부 구조 사례(세계지리 20번)를 자료로 제시하는 등 시사적인 소재를 다룬 문항이 출제돼 눈길을 끌었다. 특히 지난해 어렵게 출제됐던 경제가 많이 쉬워졌다.

고난도 문항으로는 진흥왕과 성왕 등 여러 역사적 인물들이 당면했던 핵심적 문제에 대한 대립적인 입장을 비교하여 묻는 문항, 미국 오대호 주변의 빙하 지형에 대해 묻는 문항, 로렌츠 곡선 자료를 소재로 한 문항 등을 꼽을 수 있다.

◆과학탐구

쉬운 문항부터 어려운 문항까지 고르게 출제됐다. 고난도 문항이 일부 출제돼 상위권에 대한 변별력을 갖췄다. 과학계의 학문적 동향을 반영한 다양한 소재가 활용됐고, 실생활과 관련된 내용, 실험 상황 등을 문항의 소재로 활용해 출제했다. 고난도 문항으로 기체 단원의 피스톤 문제로 기존과 달리 온도가 다른 상태에서 물어보는 문항(화학Ⅰ 15번), 정상인 부모와 유전병을 앓고 있는 철수에 대한 자료를 소재로 유전자와 염색체의 비분리 과정을 세밀하게 묻는 문항(생물Ⅰ 15번)을 꼽을 수 있고,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백두산 화산 폭발에 대해 다룬 시사성 있는 문항(지구과학Ⅰ 6번)은 참신한 소재로 분류할 만하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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