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에서 조지프 매카시만큼 악평을 들은 인물도 드물 것이다. 그는 1950년대 미국을 '빨갱이 사냥터'로 만들었다는 비판 속에 생을 마쳤지만 그가 빨갱이로 지목한 인물 대부분이 실제로 간첩이었다. 매카시가 지목한 인물은 아니지만 유엔 창립 당시 사무총장을 지낸 미 국무부 고위관료 앨저 히스(1904 ~1996)도 그런 간첩이었다.
하버드대 출신의 촉망받는 국무부 관리였지만 충성의 대상은 소련이었다. 소련식 집단정책이 자본주의의 대안이라고 확신하며 1934년부터 국가기밀을 소련에 넘겨줬다. 얄타회담이 소련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결말지어진 것도 그의 배신행위 때문이었다. 그가 미국과 영국의 의중을 소련에 알려줬던 것이다. 이 공로로 당시 소련 공산당 외무부장 안드레이 비신스키로부터 고맙다는 말까지 들었다. 그와 함께 간첩활동을 한 타임지 편집장 휘태커 챔버스의 폭로로 정체가 드러나면서 법정에 섰다. 그는 발뺌으로 일관했으나 휘태커의 진술을 입증하는 증거가 나오면서 위증죄로 실형을 살았다. 1996년 오늘 사망할 때까지 무고하다는 주장을 접지 않았지만 1995년 국가정보국이 소련 암호를 해독한 '베노나' 문서가 공개되면서 모든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 역시 '좌빨'의 거짓말은 수준급이다.
정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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