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이전 타결을 목표로 했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협상이 결렬됐다. 이에 따라 한미 양국은 쟁점이 되고 있는 세부 사항에 대해 시간을 갖고 협상을 이어가되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합의를 도출하기로 했다. 그 시점은 연말쯤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협상이 깨진 것은 미국 측의 쇠고기 수입 개방 확대 요구 때문이다. 우리 측 협상단은 '퍼주기' '굴욕 협상'이란 국내의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미국의 자동차 분야 환경 및 안전 기준 완화 요구를 대부분 수용했다. 대신 국민 정서상 쇠고기 수입 개방 확대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미국은 30개월 이상 쇠고기에 대해서도 수입 제한을 풀고 검역을 완화하라고 요구했다. 한마디로 무리한 요구다. 한국은 지난 2008년 쇠고기 협상 이후 전국을 뒤덮은 촛불시위로 엄청난 사회적 혼란을 겪었다. 당시 촛불시위를 촉발시킨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각종 괴담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악의적 선동이었음이 드러났지만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국민의 거부감은 여전한 상태다. 그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한국 정부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쇠고기 추가 개방을 요구한 것은 협상을 깨자는 것밖에 안 된다.
협상은 당사자 모두 윈-윈(win-win)하는 것이다. 어느 일방의 이익만 보장되는 협상은 있을 수 없다. 미국이 끝까지 쇠고기 수입 개방을 우긴다면 FTA 추가 협상의 타결 가능성은 보장할 수 없다. 추가 협상이 최종 결렬된다면 한국도 손해지만 미국 역시 손해다. 미국은 이런 사실부터 직시하고 추가 협상에 임해야 한다. 그리고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개방해도 실익은 별로 없다. 미국 스스로 30개월 이상 쇠고기의 비중은 5%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던가.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
검찰, '尹 부부 사저' 아크로비스타 압수수색…'건진법사' 의혹 관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