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꽃 키우고

입력 2010-11-11 15:29:54

꽃이 가정으로 들어왔다. 꽃은 매연과 전자파에 시달리는 우리에겐 삶의 활력소다. 아파트 발코니에 정원을 만들면 자연과 바로 호흡할 수 있다. 집 안 작은 공간이라도 꽃을 키우며 살아가는 삶의 여유를 느껴보자.

#정원1

대구 지산동 아파트에 사는 윤희주(66)'서순연(61) 씨 부부는 꽃을 기르며 부부의 사랑이 더 깊어진 케이스. 윤 씨는 어릴 때부터 꽃을 좋아했으며 특히 선인장 마니아였다. 집안을 온통 선인장 세상으로 만들 정도였다. 윤 씨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꿋꿋이 견뎌내는 선인장의 질기 생명력에 반했다"며 "하얀 꽃이 핀 선인장을 보면 마음마저 순결해진다"고 말했다. 선인장은 열대식물이기 때문에 한 달에 두 번 정도 물을 주고 쌀뜨물을 섞어주면 생장에 더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결혼 후 화초에 대한 사랑은 부인에게로 전염됐다. 처음엔 화초를 탐탁지 않게 여겼던 부인도 차츰 심취해 지금은 남편 못잖은 열정으로 화초를 가꾸고 있다. 특히 부부가 함께 새순을 내고 뿌리를 흙과 함께 심어 피어나는 꽃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부부가 함께 꽃을 가꾸다보니 꽃을 통한 사랑의 대화가 넘쳐난다. 윤씨 부부는 집안 가득한 초록의 물결에 항상 웃음이 그치지 않는 화목한 가정으로 피어나고 있다.

#정원2

주부인 정해령(49'경산시 중방동) 씨는 꽃을 자기 분신처럼 여긴다. 얼마나 꽃을 좋아했던지 침실에서 바로 꽃을 볼 수 있도록 정원을 꾸몄다.

10여 평 되는 아파트 베란다에 야생화, 국화, 체리꽃, 초롱꽃, 옥살리스, 장수매 등을 심고 가꾸고 있다. 자다가도 일어나서 몇 시간 동안 꽃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건강도 되찾았다. 평소 몸이 허약했던 정 씨는 꽃을 가꾸고 난 뒤 몸에 생기가 돌고 몸살 한 번 한 적 없다고 예찬론을 늘어놨다. 정 씨는 "호미로 흙을 일구고 풀을 뽑는 등 화초를 기르면 굳이 시간을 들여 운동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꽃구경 하러 온 친구들과 차 한 잔의 여유는 꽃이 주는 덤이다.

정 씨는 "실내원예는 햇빛, 온도, 비료가 화초를 잘 키울 수 있느냐를 결정하는 포인트"라며 "야생화는 하루 한 번, 국화는 하루 3, 4번 물을 준다"고 말했다. 흙은 밭 흙과 이끼를 기본으로 모래와 부엽토를 섞으며 영양제는 봄, 가을 한 번 정도 주면 싱싱하게 자란다고.

집 옥상에 꽃밭도 조성했다. 실내보다 일조량이 풍부한 실외 옥상이 꽃 가꾸기에 더 적합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꽃밭을 아예 정자로 꾸며 회색 도심을 확 바꿀 생각이다.

#겨울철(늦가을~이른 봄) 실내 원예 포인트

▶ 겨울철에도 햇빛이 필요하다. 잎에서 영양분을 만들기 위해서는 탄소동화작용이 필요하기 때문. 일정량의 햇빛이 부족하면 꽃이 웃자라고 잎의 색깔도 엷어진다.

▶ 화분에 물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위 습도 유지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분무기로 여러 번 뿌려주거나 물받이에 물을 받아놓아 증발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다.

▶ 실내에서 발생하는 질소, 일산화탄소 등 공해물질을 환기를 통해 배출시켜 주자.

▶ 화초가 얼지 않도록 주의하며 각 식물의 생장 습성에 따라 정상적인 생장을 계속하도록 도와주자.

▶ 실내에는 먼지가 식물의 잎에 쌓일 수 있으므로 자주 털어주고 젖은 수건으로 닦아주면 식물의 숨구멍이 막히는 것을 예방해 탄소동화작용을 도와준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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