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 대구
2012년 총선을 겨냥한 현역 의원들의 지역구 챙기기가 예전과 사뭇 다르다. 출마 예상자들의 물밑 움직임도 벌써 포착되고 있다. 총선 1년여 전부터 서서히 움직이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1년 6개월 전(前)임에도 이례적으로 빠르다. 6·2지방선거에서 비(非)한나라당 후보가 높은 지지율을 올리자 현역 의원들이 긴장하고 있고, 정치 신인들은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고 있기 때문이란 풀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다음 총선에서 한나라당 프리미엄이 과거와 같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하다. '한나라당=당선'이라는 등식이 깨질 것이라는 전망과 대선을 의식해 '미워도 다시 한 번 한나라당' 표심이 작용할 것이란 예상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달성 출마 여부가 최대 관심이다. 대선 일정상 출마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2012년 4월 총선, 12월 대선을 치르는 일정을 감안하면 총선 출마보다는 대선을 겨냥해 당 후보 지원에 나서는 게 자연스럽다는 얘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의 뜻과 상관없이 출마설도 나온다.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현역의원이어야 유리하다는 것이다.
달서구도 관심의 주요 대상이다. 박종근(갑), 이해봉(을) 의원의 경우 나이가 많아 지역구를 지키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일반적이다. 초선인 조원진(병) 의원도 만만찮은 도전을 물리쳐야 할 입장이다. 이들 의원들은 모두 출마 의사를 갖고 지역구 사수에 올인하다시피 하고 있다. 그러나 도전 또한 만만찮다.
'병'지역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김석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은 수시로 지역구를 찾아 재기를 노리고 있고, 의성이 고향인 이두아 한나라당 비례대표 의원도 이 지역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송영선 미래희망연대 의원도 달서 '갑' 또는 '병'에 지역구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송 의원은 "대구 행사는 가능하면 참석하려 한다"고 말했다. 지난 총선에서 '갑' 지역에 출마했던 홍지만 씨도 출마 의사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합천이 고향인 이노수 대구방송 사장의 출마설도 나돌고 있다.
중·남구도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다. 친강재섭계인 배영식 의원이 정치적으로 다소 어정쩡한 위치에 놓이면서 출마 예상자들이 몰리고 있다. 박창달 한국자유총연맹 총재의 출마설이 공공연하다. 박 총재의 측근들도 수시로 지역을 방문하고 있다. '왕차관'으로 불리는 박영준 지식경제부 2차관의 출마설도 나돌고 있다. 남병직 한나라당 중앙당 부대변인도 출마 의지를 밝히고 있다. 일각에서 윤순영 중구청장의 출마설도 나돈다.
수성구도 출마 예상자들이 적지 않다. 친박 성향의 이한구(갑) 의원에게는 친이 성향의 출마 예상자들이, 친이 주호영(을) 의원에게는 친박 성향의 출마 예상자들이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어 흥미롭다. '갑'지역에는 박영석 대구MBC 사장과 윤재옥 전 경기경찰청장의 출마설이 나돌고 있다. 김대현 전 대구시의원의 도전 가능성도 있다. '을'지역에는 친박의 김형렬 전 수성구청장이 출마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서구는 서중현 서구청장의 출마 여부가 관심이다. 홍사덕 의원이 지역 기반이 탄탄하지 않다는 점에서 서 청장이 출마할 경우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북구도 관심 지역이다. 이명규(갑), 서상기(을) 의원이 최근 지역구 사수를 위해 조직을 보강하는 등 사활을 걸고 있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최근 대구를 자주 방문해 출마와 연관 짓는 시각이 없지 않다. 비례대표 시절 대구 중·남구 출마를 저울질했으나 최근 '을'에 관심이 많다는 후문이다. 조영삼 한나라당 경북도당 사무처장과 김충환 전 대구시의원은 이미 출마 준비에 들어갔다.
동구는 주성영(갑), 유승민(을) 의원에게 대적할 인사들이 눈에 띄지 않아 비교적 조용하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