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국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지 말라

입력 2010-10-29 11:07:24

중국 정부가 어제 '6'25전쟁 참전은 평화를 지키고 침략에 맞서기 위한 정의로운 전쟁'이라고 한 시진핑 국가 부주석의 발언에 대해 '정부의 정론(定論)'이라고 못박았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이 역사 문제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정론을, 정부를 대표해 표명한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그러나 6'25전쟁을 항미원조(抗美援朝)로 표현하는 중국의 정론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한다는 점에서 심히 유감스럽다.

6'25전쟁이 중국과 소련의 승인하에 감행한 북한의 남침이라는 것은 이미 전 세계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6'25전쟁이 발발하자 전 세계 16개국이 UN의 깃발 아래 참전, 침략자로부터 한국을 지키기 위해 고귀한 목숨을 바쳤다. 북한 군대의 대한민국에 대한 무력 공격을 평화의 파괴 행위로 규정한 뒤 참전을 결정한 UN은 결의문에서 '대한민국이 무력 침략을 격퇴하는 데 필요한 원조를 제공하여 줄 것을 회원국에 권고한다'고 했다. 전쟁 시작 단계부터 전 세계가 북한의 침략을 인정한 것이다.

중국의 발언에 대해 국내 정치권과 학계에서는 역사적 사실을 왜곡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특히 왜곡 발언이 차기 중국 최고 지도자로 예정된 이에게서 나왔다는 사실에 분개한다. 중국은 자신들의 참전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애초 전쟁의 시작이 북한의 남침이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부인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비판한다.

세계 주요국으로 부상하는 중국의 지도자가 왜곡된 역사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자신들의 명분을 지키려고 사실을 왜곡하는 중국의 자세는 설득력이 없다. 우리로서도 중국 정부의 지도자가 이 시점에 왜 이런 말을 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왜곡된 역사 인식은 앞으로의 한중 관계 전망을 어둡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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