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째 지역 암벽 등반객들이 즐겨 찾는 동구 지묘동 자연암장이 각종 쓰레기로 오염되고 있다. 도심과 가까워 찾는 등반객만 하루 50여 명. 게다가 지난 7월 야간 조명등이 설치된 뒤 암장 이용시간이 더 늘면서 등반객들이 가져온 음식물 쓰레기와 일회용 용기, 캔, 병 등이 암장 입구에 흉하게 쌓여 미관을 해치고 있다.
이곳 자연 암장은 행정구역상 동구 지묘동과 북구 연경동의 경계에 있다. 동구의 암장이용자들이 버린 쓰레기가 북구 쪽에 방치되고 있는 것. 지난 7월과 8월 북구청에서 공공근로 인력으로 동화천변과 암장 주변을 정비했지만 꾸준한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
지묘동 암장의 쓰레기 문제는 1년 전만 해도 괜찮았다. 암장 입구에서 영업하던 식당이 있을 때만 해도 구청 청소 차량이 자주 나와 쓰레기를 수거해 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식당이 이전하자 구청의 관리가 소홀해진 데다 암벽 등반객들이 자신의 쓰레기를 되가져가지 않고 마구 버리고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행락객들까지 쓰레기를 보태 악취는 물론, 비가 오면 바로 앞 동화천변으로 폐수가 흘러 환경오염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 동구청과 북구청에서 각각 안내판과 경고판을 설치했지만 무용지물이다. 겨우 두세 명의 등반객이 보다못해 팔을 걷어붙이고 청소를 하지만 역부족이다. 그들은 분리수거가 가능한 플라스틱류는 자신의 집으로 가져가서 버리고 그 외 음식물 쓰레기와 재활용이 안 되는 쓰레기들은 포대에 담아 두고 청소차가 오기를 기다린다. 지묘동 암장을 자주 찾는 권혁만(달서구) 씨는 "각자가 가져온 쓰레기를 되가져가고 부득이 버리더라도 재활용이 가능한 것과 음식 쓰레기는 분리해서 내놓으면 좋겠습니다. 공공의 시설을 이용하는 동호인들의 도덕성이 아쉽습니다. 관할 구청에서도 쓰레기함 설치나 정기적 관리가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 다른 등반객은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의 놀이터인 만큼 안 버리고 함께 청소도 하면 좋겠지만 버리고도 뒷짐만 지고 있는 동호인들을 보면 안타깝다"면서 무엇보다 깨끗한 동화천변이 오염되지 않을까 염려했다. 뜻있는 이들은 등산학교나 클라이밍 교육 시, 자연보호 등 등산 윤리 교육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관할 북구청 관계자는 "쓰레기함 설치는 앞선 사례를 봐도 불법투기를 부추겨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앞으로는 이틀마다 현장에 들러 깨끗이 수거하겠다" 면서 "구청의 단속과 관리도 중요하지만 이용객들의 자발적인 노력도 절실하다" 고 밝혔다.
글·사진 최영화 시민기자 chyoha618@hanmail.net
멘토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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