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의 인물] '무사도' 만든 니토베 이나조

입력 2010-10-15 07:46:54

일본 군국주의의 정신적 기반은 무사도(武士道)이다. 일본 우익은 이를 전래의 윤리규범이라고 떠들어대지만 실상은 20세기의 산물이다. 역사적 실체가 아닌 상징조작이다. 20세기 이전까지 일본의 어떤 기록에도 무사도에 관한 언급은 찾아볼 수 없다. 이를 날조해 제국주의 침략의 사상적 토대를 마련한 자가 '무사도'란 책을 쓴 니토베 이나조(新渡戶稻造)이다. 1862년 모리오카 번 하급무사의 아들로 태어나 도쿄대 교수, 국제연맹 사무차장을 지냈으며 1933년 오늘 캐나다에서 사망했다.

1899년 미국에서 출간된 '무사도'는 나오자 말자 베스트셀러가 됐다. 그러자 일본으로 역수입됐다. 이를 전후해 서양인은 물론 일본인 스스로 무사도 일본 고유의 도덕규범이나 미덕으로 착각하게 됐다. '무사도'는 서양의 기사도를 모델로 무사도를 설명하고 있다. '서양에 기사도가 있다면 일본에는 무사도가 있다'는 식이다. 서양으로부터 '검은 머리 백인'으로 인정받고 싶은 열등감의 표현이다. 반면 일본 이외의 동양에 대해서는 철저한 오리엔탈리스트였다. 그는 당시 조선인을 이렇게 매도했다. "조선인의 생활풍습은 죽은 풍습이고, 조선인은 민족적 명맥이 끊어지려 하고 있다. 이 반도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죽음이다."

정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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