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동대구환승센터 사업자 선정…현대 롯데 신세계 대구진출 성공
신세계가 동대구역환승센터 내 쇼핑센터를 통해 대구 유통업계에 진입할 것으로 확실시되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 유통업계, 시장·골목 상권이 외지 거대 유통자본의 각축으로 인해 생존 위기에 내몰릴 것으로 우려된다.
5일 대구시가 동대구역환승센터 사업자로 신세계를 선정하면서 호시탐탐 대구 진출 기회를 엿보던 신세계 백화점의 대구 진출이 기정사실로 굳어지게 된 것이다.
◆'빅3' 틈바구니 속 고사 위기에 처한 토종 유통업 = 대구시는 신세계가 제안한 사업계획서를 토대로 연내 국토해양부의 '복합환승센터 시범사업' 지정을 받아 본격적인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시는 별도로 사업자 선정 과정을 거친다는 계획이지만, 이번 공모에서 선정된 신세계가 사업권을 가질 게 확실시된다. 따라서 '유통 빅3' 중 유일하게 대구에 백화점을 두지 못해 올 3월 대구 진출 방침을 공식 선언한 바 있는 신세계는 마침내 대구지역 백화점 진출 꿈을 이루게 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대구는 국내 '빅3' 유통업체의 각축장으로 전락할 공산이 크다. 내년 3월 이시아폴리스 내 롯데백화점 라이프스타일센터가 문을 열고, 내년 8월에 현대백화점이 개점하며, 2014년 동대구역환승센터가 완공되면 외지 빅3 유통업체에 지역의 자금이 고스란히 빨려들 것은 불보 듯 뻔하다.
지역경제계 한 관계자는 "16개 시·도 중 꼴찌를 면치 못하는 경제 상황에다 변변한 산업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쇼핑 시설만 줄줄이 들어서 소비만 부추기는 기형적인 도시가 현재의 대구"라며 "특히 서울에 본사를 둔 기업들은 세금 한 푼 내지 않고 최소한의 고용만을 유지한 채 지역의 자금을 싹쓸이해 가져가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대구 경제의 회생 여지는 없다"고 했다.
유통 빅3의 각축으로 향토기업은 점점 설 곳을 잃어가고 있다. 동아백화점까지 지난 3월 이랜드리테일에 인수되면서 홀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대구백화점은 가뜩이나 불리한 위치에서 신세계까지 인근에 대형매장을 열게 되면 상권 중복에 따른 매출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더욱이 제휴를 통해 대백의 속내를 상당부분 알고 있는 '어제의 사업 파트너'(신세계백화점)가 '내일의 적'으로 돌변하는 상황이어서 대백의 위기감은 더욱 크다. 점포수도 적다 보니 바잉파워(buying power)에 있어서도 '유통 빅3'에게 밀릴 수밖에 없다.
◆대구 유통시장 구조조정 불가피하다 = 신세계는 동대구역환승센터를 부산의 센텀시티에 버금가는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부지 면적이 센텀시티의 70% 수준에 불과해 규모는 작을 수밖에 없겠지만 이미 대구에 진출해 있는 기존 업체들로서도 신세계의 대구 진출은 달갑잖은 소식이다.
인구 250만의 대구에서 대구백화점과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동아백화점이 시장을 나눠먹어야 하는 상황에서 덩치가 만만찮은 신세계의 진출은 분명 큰 위협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롯데 관계자는 "이미 대구의 판매시설이 포화상태에 달했다는 상황 속에서 신세계까지 시장에 뛰어든다면 수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수순 아니겠냐"고 답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대구의 유통업계는 조만간 큰 구조조정을 한번 겪어야 할 상황이 됐다. 현재 지역의 백화점이라고 이름 붙은 형태의 점포는 모두 6곳으로 내년 현대까지 가세하면 모두 7곳이 되지만 최근 급격하게 대형화하고 있는 유통업계의 추세에 비춰 '백화점다운 백화점'을 따졌을 때는 정작 그 수가 줄어든다. 대백프라자와 롯데 대구점, 현대백화점, 동아쇼핑점 등 4곳만이 최근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출만한 백화점으로 손꼽히는 것이다.
지역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신세계의 진출로 유통 '빅3'가 맞붙게 되면 현재의 규모가 적은 점포들은 전문점으로 특화하는 방식을 통해 재편이 될 것이고, 대형 쇼핑몰이나 복합몰을 중심으로 한 쇼핑 문화가 만들어지지 않겠느냐"며 "결국 대기업 자본을 낀 대형매장만이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en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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