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여행] 먼나라 이야기? "안전교육장에서 차근차근 배워요"

입력 2010-09-30 14:01:19

자전거를 타고 떠나는 가을여행. 멋있고 낭만적이지만 자전거 타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먼나라'의 이야기다. 대구에는 자전거 동호회가 300여 개에 달하고 자전거 타기를 즐기는 사람이 70만 명이 넘는다는 통계도 있지만 아직까지 자전거를 탈 줄 몰라 '뚜벅이족'을 고집하거나 자동차를 타는 사람이 많다. 자전거를 타고 싶은데 넘어지는 것이 두렵고 마땅히 배울 곳이 없어 아예 자전거 타기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주변에서 자전거를 손쉽게 배울 수 있는 곳을 찾을 수 있다. 신천 자전거 안전교육장이나 서구 자전거 안전교육장에서는 자전거 타기를 배우는 것은 물론 자전거 수리, 자전거 대여 등을 할 수 있어 원하는 사람 누구나 자전거와 친해질 수 있다.

이달 초 기자가 찾아간 대구 서구 자전거 안전교육장에서는 자전거를 타고 싶지만 마땅히 배울 데가 없는 40, 50대 주부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30여 명의 주부들이 강사의 지시에 따라 S자와 ㄱ자 코스 등이 그려진 주행 실습장을 돌며 자전거 배우기에 여념이 없었다. 헬멧에 무릎보호대까지 착용, 선수 같은 모습이었지만 비틀거리며 자전거를 타다 넘어지기를 반복했다.

서구청이 지난해 10월 문을 연 이곳은 시민들과 청소년들이 체계적으로 자전거를 배울 수 있는 곳이다. 서구 중리동 상리공원 내에 1천44㎡ 규모로 마련된 이곳에는 주행 실습장과 자전거 수리센터까지 갖춰져 있다.

자전거를 배우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수업을 받을 수 있고 자전거 관련 법규와 자전거 문화 등 이론교육과 하루 2시간씩 초급기초와 초급주행 과정을 2주간 배울 수 있다. 또 산악자전거와 도로 주행을 가르치는 건강기능과정, 도심과 야외 등 장거리를 운행하는 건강연수과정 등 심화과정에도 참여할 수 있다. 강습료는 초급기초와 초급주행 과정이 1만원씩이고 건강기능과 건강연수는 2만원씩이다. 자전거와 헬멧'무릎보호대 등은 무료로 제공된다.

수강생 윤계옥(54) 씨는 "유산소 운동인데다 근력도 키울 수 있어 시작했다. 열심히 배워 이번 가을에는 자전거를 타고 단풍길을 누빌 작정이다"고 했다. 자전거 수리센터에서는 지렁이 고무교체, 림교정, 공기주입 등을 무료로 해주고 부품교체도 원가로 해준다.

신천 희망교 밑 둔치에 마련된 자전거 안전교육장도 자전거 초보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2008년 전국 최초로 만들어진 자전거 안전교육장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교육장은 물론 자전거 연습로, 지압보도, 생태습지 등 다양한 시설이 갖춰져 있다. 교육용 자전거 수십 대가 비치돼 있어 굳이 자전거를 사지 않아도 자전거의 원리나 브레이크 사용법 등 자전거 타는 방법과 주행방법, 교통법규 등을 배울 수 있다.

교육 과정은 모두 2주다. 매주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하루 두 시간씩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우게 된다. 신천을 천천히 달려보는 것이 초보자 과정이다. 안전교육장에서 상동교까지 달린다. 초보과정이 끝나면 심화반에서 직접 강사와 함께 실제 도로를 달려보며 자동차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교통법규를 몸소 체험할 수 있다.

김천호 서구청 자전거문화담당은 "자전거 타기 붐이 일고 있지만 이를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곳이 없어 교육장을 운영하고 있다"며 "자전거는 몇 번 넘어지면 저절로 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전거 타는 법뿐만 아니라 교통법규 등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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