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디자인展 휩쓰는 대구대 산업디자인학과

입력 2010-09-28 07:29:27

국제감각 키웠더니 세계에서도 통하던걸요

대구대 산업디자인학과가 국제 공모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학과 교수진들은 좋은 실습 환경과 창의적인 교육이 이 같은 성과의 배경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대 산업디자인학과가 국제 공모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학과 교수진들은 좋은 실습 환경과 창의적인 교육이 이 같은 성과의 배경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계속 사고(?) 칠 것 같은데요."

대구대 산업디자인학과가 글로벌 명품학과로 부상하고 있다.

재학생들이 국내 디자인전은 물론 국제 최고 수준의 디자인 대회를 휩쓸며 두드러진 실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대구대 산업디자인학과 재학생들의 국제전 수상은 모두 4차례. IF 국제전에서 두 차례를 비롯해 레드닷(Reddot) 디자인 어워드와 하우스앤 국제 디자인 공모전에서 각각 수상을 했다. 레드닷 디자인전과 IF 국제전은 미국 IDEA와 함께 세계 3대 디자인 공모전이다. 또 삼성 래미안 및 GM대우 디자인 공모전 최우수상, 필스필름 스피커 공모전 대상, 서울 국제 디자인전 특선 등 국내 공모전 수상 실력도 비교 대상이 없을 정도다.

◆창의성에 더해진 투자

대구대 산업디자인학과가 국제 공모전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디자인 공모전에서 '꿈의 무대'로 불리는 레드닷 공모전에서 서화영, 이지은 씨 등 2명의 학생이 나란히 수상을 했다.

"누리사업의 영향이 결정적입니다. 지난 5년간 국비 127억원을 지원받아 실습 기자재를 구입하고 학생들이 국제 전시회에 참가하며 세계적인 시각을 키워왔습니다."

김시만 교수는 재학생들의 '두각'이 단순한 재능에 따른 것이 아니라고 했다.

지방대학 혁신역량 강화사업인 누리사업으로 학생들이 질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었고 그 결실을 거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산업디자인 학과 실습실을 방문한 외부인들은 '감탄'을 쏟아내게 된다. 개인 전용 책상과 컴퓨터에다 레이저 절단기 등 고가 장비와 회의실 등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실습실이 대기업 연구실과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며 "디자인은 공동 작업이 많아 함께 작업하고 토론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며 학생들도 집보다는 냉난방 시설이 돼 있는 실습실에서 거주(?)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창작인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창의성'. 좋은 환경에 더해진 것이 바로 창의적인 교육이다.

"교수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것이 창의적인 교육입니다. 사고의 진보성과 새로운 것을 수용하려는 노력을 중요시하고 이를 위해 지도 교수와 학생들이 거리 없는 대화와 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이길순 교수는 "학생들의 자발성을 최대한 이끌어내도록 수업을 진행하며 여기에 논리성을 보태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제 감각을 키우기 위해 영국과 일본 등 해외 디자인전을 찾아다닌 것도 학생들의 자신감을 키우는 데 한몫을 했다.

이태형(4학년) 씨는 "해외 디자인전을 직접 보면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웠고 선배들이 국제전에서 수상을 하면서 후배들도 자연스럽게 노하우를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실력이 있는데 취업 걱정은요.

학벌보다 실력이 우선시되는 디자인계에서 대구대 산업디자인학과는 '취업 문제'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졸업생 대다수가 '원하면 취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구인 문의가 많고 대기업 취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김시만 교수는 "얼마 전 모 대기업에서 7명의 디자이너를 선발했는데 우리 과 졸업생을 빼고는 모두가 해외 유학파나 경력자였다"며 "대기업에 취업한 선배들의 기술 전수도 학생들의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학과 정원이 40명이고 3, 4학년 국내외 디자인전 수상자가 지난 2년간 40여 명을 넘는 것을 감안하면 학생 2명 중 한 명꼴로 수상 실적을 갖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이달 독일에서 열린 레드닷 어워드 2010 디자인 콘셉트 부문에서는 무려 4개팀이 수상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수상작은 가위 없이 실을 자를 수 있는 바늘(이지은, 4학년)과 안전하게 형광등을 갈아끼울 수 있는 장치와 시각장애인들이 점자를 빨리 사용할 수 있는 점필(이태형, 4학년), 지하철에서 손전등 하나로 여러 명의 대피가 가능한 '비상 손전등'(김규백, 4학년) 등이다.

또 올해 초 IF 디자인 공모전에서는 키에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는 '롱 스위치'로 본상을 수상했으며 하우스앤 국제 공모전에서는 가전제품이나 컴퓨터에 딸린 전선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라인 블록'으로 은상을 받았다.

이길순 교수는 "레드닷 디자인전의 경우 매년 전 세계 60여 개국에서 1만여 점의 제품이 출시될 정도로 경쟁률이 높다"며 "대회 수상자뿐 아니라 모든 재학생들이 상당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도 우리 학과의 자랑"이라고 밝혔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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