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스위스에 이어 세계 3번째로 속 붉은 사과를 개발했어요. 속 붉은 사과를 경북의 대표 사과로 키우고 싶습니다."
속 붉은 사과인 '진홍'을 개발하고 재배에 성공한 이종필 경북도농업기술원 연구사. 그는 자신이 오랜 연구 끝에 개발한 사과 '진홍'이 앞으로 기능성 사과로 전국을 휩쓸 것으로 자신했다.
경북도농업기술원은 1997년 레드필드와 홍옥을 인공 교배한 뒤 2005부터 5년여 간 생육·과실특성 조사를 거쳐 껍질과 과육이 모두 붉은 '진홍' 재배에 성공했다.
"인공 교배후 품종 육종을 위한 선별과정이 가장 어려웠어요. 과실 착화에서부터 붉은 색 채색 여부 그리고 병충해 내성 여부 등 수많은 시험재배를 거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개발한 '진홍'은 경북 안동시 일직면 한 농가에서 시험 재배됐다. 인공 교배한 사과나무 열매의 씨를 심어 성장한 나무인 실생에서 무려 7~8년에 걸쳐 영양번식을 한 결과 마침내 좋은 품질의 속붉은 사과를 수확했던 것.
과실 크기는 240g 내외의 중소형으로 항산화물질이 일반 사과보다 풍부하고 과육내 안토시아닌 함량도 일반 사과보다 4배 정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과실 껍질의 색깔도 적색으로 착색이 우수하고, 탄저병·점무늬낙엽병 등 병충해에도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홍을 개발하는데 13년 넘게 걸렸어요. 시험장에는 20여 그루 진홍 사과나무가 있어요. 3, 4년생 나무에서 과일이 맺히는데 한 그루에 30~40개의 사과가 맺힐 정도로 매우 성공적입니다."
진홍은 올 5월 국립종자원에 품종보호출원을 했고 7월에는 '진홍'이란 품종명도 정식 등록됐다. 앞으로 2년간 특성검정을 받아 품종 등록을 할 예정이다.
"스위스보다 위도가 낮은 우리나라에서 붉은 사과 재배는 매우 놀라운 일이죠. 적색 착색도도 떨어지지 않는데 아마 경북 북부지역의 고지대에서 재배하면 품질이 더 우수할거예요."
그는 영양·봉화·영주·문경 등 경북지방에서 진홍을 재배하면 지금보다 과육과 겉이 더 붉은 사과를 생산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스위스에서 속 붉은 사과를 도입해 전국 4군데에서 로열티를 지불하면서 시험재배 단계에 있다. 그가 개발한 진홍은 품종 등록 후 묘목 생산에 들어갈 경우 3, 4년 후에는 농가에 본격 보급될 전망이다. 지역별 시험재배를 통해 병충해·생육 등 과일특성을 조사한 후 최적 재배지를 골라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이라는 것.
"진홍은 과즙은 적색이지만 신맛은 덜해요. 생과와 가공품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땐 높은 부가가치도 올릴 수 있다고 봅니다."
그는 진홍을 소비자 기호에 맞춰서 고 항산화 등을 이용하면 레드애플와인, 레드애플주스 등 기능성 가공품 개발도 전망이 밝다고 했다.
서울대 생물교육학과를 졸업하고 1996년 경북도농업기술원에 들어 온 이 연구사는 앞으로 가정에서 누구나 쉽게 재배할 수 있는 관상용, 식용 사과 품종 개발 목표도 갖고 있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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