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바람개비 풍력단지에 입이 딱!
청송군 부남면 구천리 부남초교와 부동면 이전리 이전초교 정문 앞. 인근 임하댐과 안동댐으로 인해 오전 10시가 넘도록 안개가 내려앉아 있다. 안개구름 사이로 언뜻언뜻 내리쬐는 싱그러운 가을 햇살처럼 해맑은 미소를 머금은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정겹다.
이달 16, 17일 열린 '사이언스 투어'에는 청송 부동면 이전초교 전교생 21명과 부남면 부남초교 3~6학년생 17명 등 38명의 산골아이들이 참여했다.
비록 학교는 달라도 동심은 하나. 4년 만에 함께 나선 아이들은 버스 안에서 잠시도 쉬지 않고 재잘거리며 좋아했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하나라도 더 배우고 오는 기회가 되도록 밤을 세워 준비한 풍력발전 및 원자력에 대한 자료를 나눠주며 체험할 내용을 항목별로 꼼꼼히 제시했다.
1시간쯤 달려 도착한 영양군 강구면 삼사해상공원에 위치한 어촌민속전시관. 순박한 산골학생들은 김점태(65) 해설사의 설명으로 어촌의 다양한 모습과 문화, 어시장 뒷풍경과 어구의 사용법, 배의 제작과정, 바닷속 해저지형 등을 배웠다.
이윤수(13·부남초교 6년) 군은 "대게의 성장과정을 쉽게 알려주는 영상체험이 가장 재미있었고 내가 사는 산촌과 다른 어촌의 생활 모습이 신기했다"고 말했다.
산골아이들은 강구항을 벗어나면서 본격적으로 해안도로를 달렸다. 푸른 바다를 든든한 길동무 삼아 영덕풍력발전단지까지 가는 동안 영덕 금진·하저·대부·대탄·노물 등 올망졸망 모여 있는 어촌마을이 정겨웠다.
영덕 신·재생에너지전시관 입구에 도착했다. 영덕풍력발전단지의 빙글빙글 돌아가는 '초대형 바람개비'는 산골 코흘리개들의 입을 딱 벌어지게 했다.
"탑의 높이는 80m이고 날개길이는 40m, 1분에 14.5바퀴가 돌고, 연간 2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합니다."
김옥순 해설사의 설명이 이어지자 김요한(13·이전초 6년) 군은 "외국 사람들이 설치했고, 또 고장이 발생하면 설치한 외국 사람들이 와서 고장난 풍력발전기를 고쳐야 하기 때문에 돈이 많이 든다"며 "꼭 과학자가 돼 풍력발전기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산골아이들은 또 "멀리서 봤을 때는 그렇게 크게 보이지 않았는데 막상 가까이에서 보니 엄청난 크기에 정말 놀랐다"며 감탄했다.
영덕을 뒤로 하고 이튿날 울진을 찾았다. 울진 근남면 행곡리 왕피천에 자리잡은 '경북 민물고기 생태체험관'에서 산골아이들은 다양한 민물고기에 대해 배우며 자연의 소중함을 자연스럽게 깨닫는 시간을 가졌다.
현이정(13·부남초교 6년) 양은 "청송에도 물고기가 참 많은데 우리나라에 이렇게 많은 종류의 민물고기가 있는 줄 몰랐고, 우리집 근처 하천에서 쉽게 볼 수 있고 장난치기를 좋아하는 수달(천연기념물 제330호)도 너무 귀여웠다"며 청정 청송을 자랑했다.
마지막 방문지는 울진 원자력발전소 홍보관. 산골아이들은 울진 원자력발전소가 석유파동에 대비해 건설됐으며 프랑스의 표준설계 개념을 도입해 설계됐다는 설명을 들었다. 아이들은 우리나라가 세계 6위의 원자력 강국이라는 설명을 듣자 박수를 쳤다. 산골아이들은 원자력 분야에 많은 공부를 하고 싶어했고, 과학자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학생들을 인솔한 조예지 부남초교 교사는 "원자력에 대해 처음으로 많은 것을 알게 돼 기분이 좋았고, 앞으로 학생들에게 원자력분야에 대해 많은 것을 가르칠 수 있게 됐다"며 "이틀 동안 둘러본 경험들은 아이들의 장래 진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청송·김경돈기자 kd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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