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인사이드] 2011 조직위 "심판 수 줄여, 줄여!"

입력 2010-09-16 09:18:35

스포츠 경기에서 심판이 가장 많은 종목은? 단연 육상이다.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투입되는 심판 수는 최대 400명이 될 전망이다.

2011 대구 대회 조직위원회는 16일 "효과적이고 매끄러운 경기 운영을 위해 꼭 필요한 수의 심판만 투입해 경기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구 조직위에 따르면 내년 대회에 활동할 심판은 국가기술위원(NTO) 120명, 기술위원(TO)·1급 심판 230명 등 모두 350명이다. 조직위는 상황에 따라 심판 수는 40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는 2007년 오사카 대회의 국가기술위원 200명, 기술위원 600명 등 800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심판이 400명이 넘은 2009년 베를린 대회 때보다도 적다. 베를린 대회때는 대신 경험 많은 경기운영 요원을 많이 투입했다. 실제 경기운영 요원의 경우도 2011 대구 대회의 경우 300명으로, 베를린의 470명, 오사카의 500명보다 훨씬 적다.

대구 조직위가 심판을 줄이려는 것은 대회의 주인공인 선수 외의 사람을 최대한 노출시키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경기장 4, 5곳에서 한꺼번에 경기가 열리는데 심판이 너무 많으면 경기장이 너무 복잡해 관중의 경기 집중이 힘들고, 중계방송 때도 정작 포커스를 받아야 하는 선수들이 돋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심판 수를 줄이는 등의 '클린 스타디움' 정책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요구 사항이기도 하다. 실제 심판, 경기운영 요원 등 1천300명이 투입된 오사카 대회의 경우 경기장에 심판, 운영요원만 보일 정도로 많아 혼란스럽고 주객이 전도됐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또 심판 숫자가 적을 경우 통제가 쉽고, 예산을 절감하는 효과도 있다.

그렇다고 심판 수를 무조건 줄이겠다는 것은 아니다. 심판 수는 오전·오후 분리, 종목별 투입 등 운영 방법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는 만큼 내년 대회에선 트랙, 도약, 투척, 혼성경기, 로드레이스 등 종목을 크게 5개로 분류하고 각 2팀을 배정해 교대로 투입하는 방법으로 심판 수를 줄인다는 방침이다.

대구 조직위 김준 경기기획부장은 "멀리뛰기 등 도약 경기는 11명, 투척 경기는 10명 등 종목마다 심판 수가 정해져 있는데 그 이상 배치하는 건 상관이 없어 보통 최소 인원보다 많은 심판을 투입하는 경향이 있다"며 "꼭 필요한 인원만 투입해도 얼마든지 정확하고 원활하며 효과적인 경기 진행 및 판정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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