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사람은 왜 주위 사람을 불행하게 하는가/소노 아야코 지음/오영근 옮
'착한 사람은 자기 멋대로 행복해하면서 주변 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그 사람은 자신의 행동에 확신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난감하다. 그 결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선의의 행동 혹은 친절이 독이 되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싫지만 좋아하는 척함으로써, 매사 대부분을 겉으로 용서하는 척함으로써 아무도 진정으로 좋아하지 못하거나, 진정으로 용서하지 못하게 돼버리는 경우도 많다. 선함, 너그러움이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이 책은 지은이가 경험을 토대로 찾아낸 삶의 지혜를 6장 91개의 이야기로 나누어 소개한다. 인생을 살아가며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친절, 선의, 고통, 결점, 스트레스, 악평 등 행위를 통해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도록 안내하는 셈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이야기들도 있고 흔한 경우임에도 별로 생각해보지 않은 이야기도 있다.
나쁜 부모, 예컨대 술고래 부모, 세상물정 모르는 부모, 모험을 좋아하는 부모, 구두쇠 부모, 게으른 부모라고 할지라도 자식에게 가르침을 줄 수 있다. 부모를 그대로 따를 수도 있지만 반면교사의 형태로 배우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식이 원하는 대로 해주는 부모는 자식들에게 어떤 가르침도 주지 못한다', 다시 말해 자식으로 하여금 어떤 저항도 느끼지 않도록 하는 부모의 영향력은 극히 희박하다는 것이다.
고시랑고시랑 잔소리를 하는 영감은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자기 가게의 품질과 전통을 평생 지켜내는 외곬 인생을 지켜낸다. 그러나 소비자의 입맛에 맞춘다는 친절한 명분 아래, 누구나 먹을 수 있게 만든다는 목표 아래, 누구의 입맛에도 맞지 않는 음식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무섭지 않은 아버지, 전혀 요리를 하지 않는 어머니 역시 나쁜 부모 중 하나일 가능성이 높다. 친절한 가짜에 둘러싸여 사는 동안 아이들은 인생을 보는 안목을 기를 수 없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도 필요하다. 천적이 전혀 없고, 먹이가 넘치는 수족관의 물고기는 오래 살지 못한다. 위험도 없고 사냥할 필요도 없는 동물원의 사자를 오래 살게 하려면 때때로 스트레스를 주어야 한다. 건강에 해롭다는 스트레스조차 조금은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 책은 일반적으로 선하고 좋다는 것도 지나치면 나쁘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착한 사람이 주위 사람을 아무리 힘들게 할지라도 나쁜 사람이 주위에 끼치는 악영향에 비할 바는 물론 아니다. 175쪽, 9천800원.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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