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항공부품산업 육성, 시급하다

입력 2010-09-08 07:44:07

경상북도는 공군 군수사령부와 2009년 10월 7일 항공우주산업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항공전자 부품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항공산업은 산업화 가능 분야가 타 산업보다 많기 때문에 지역 특성과 연계해 진출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 그러나 많은 분야를 동시에 시작하는 것은 열악한 항공산업 기반 때문에 오히려 실패할 확률이 높다.

정부는 지난 1월 21일 항공산업 육성정책을 발표하면서 2020년 세계 항공산업 시장 규모를 민항기 1천843억 달러, 군용기 642억 달러, 부품'장비 1천710억 달러, 정비산업(MRO) 1천800억 달러가 될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놓았다.

우리나라 항공산업 시장은 2000년부터 생산 운영되고 있는 KT-1, KA-1, T-50, TA-50이 항공산업의 발전을 이끌어가고 있고 향후 다목적헬기 생산, 무인항공기 연구개발 및 생산, 중형 항공기 생산 등으로 이어져 전망이 매우 밝다.

우리나라의 기술 능력을 보면 항공기 기체 설계, 조립, 가공 등 분야는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다. 그러나 엔진과 항공기 부품, 항공전자, 소프트웨어, 항공소재 등은 거의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경북도에 항공전자부품의 성능시험'평가 인프라를 구축한다면 항공전자 부품산업의 성공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항공전자시스템 비중의 꾸준한 증가로 5세대 항공기는 3세대 항공기 대비 350% 증가하는 등 무인기는 거의 첨단 항공전자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다. 또 부품정비 수요 가운데 약 73%가 해외로 나가고 있어 이에 대한 개발과 생산 및 정비능력 국산화 시 국내 생산 정비뿐만 아니라 해외시장 확보도 가능하게 될 것이다.

항공전자 부품은 최근 5년의 수명주기로 진부화가 된다고 알려져 있으나 실제 생산이 정점에 달한 후 1년이 지나면 신제품이 다시 나오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는 통상 30년 이상을 사용하게 됨에 따라 탑재된 부품은 10년 정도 지나면 단종 또는 생산 중단으로 유지 정비가 어렵게 된다.

현재 국내 군용항공기 부품 조달과 정비예산 규모는 공군이 연간 약 7천500억원, 육군과 해군까지 합하면 1조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 가운데 약 75%가 해외로 나가고 있어 장기사용 항공기(Aging Aircraft) 운영 시 반드시 갖춰야 할 항공전자부품 수명관리체계와 국제 규격에 맞는 시험'평가체계를 구축하고 개발부품 국산화 지원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해준다면 국제경쟁력을 갖춘 항공전자부품 특화단지 조성의 주춧돌을 놓는 셈이 된다.

항공기 부품산업 진출을 희망하는 업체의 가장 큰 문제는 정비 절차나 부품 규격을 해외 원제작사가 제공하지 않아 자체에서 기술개발과 시험'평가를 독자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점이다. 항공부품은 소량 다품종일 경우가 대부분으로 경제성 문제로 독자기술 개발과 장비 구입을 위한 투자가 그리 쉽지는 않다. 특히 항공전자 부품과 시스템 시험장비는 수억에서 수백억원을 호가하기 때문에 중소기업이 이를 투자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런 여건을 감안해 '항공전자부품 및 시스템시험'평가 센터'를 구축하고 이를 토대로 항공전자부품과 시스템에 대한 기술 개발과 시험평가 기능을 지원하게 되면 국내 많은 기업들이 항공산업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을 터 줄 수 있을 것이다. 항공우주 산업의 전망은 분명히 밝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항공전자부품과 소프트웨어 개발과 생산, 정비 분야의 높은 해외 의존도와 국제항공규격에 적합한 시험평가와 규격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결코 내실 있는 성장을 기대할 수 없을뿐더러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격이 되고 말 것이다.

따라서, 경상북도가 내년에 유치할 '항공전자부품 및 시험'평가센터 구축'은 지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 활성화의 효자 노릇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진학(경북항공우주기술혁신센터장·예비역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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