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공법 적용 '그린홈' 대구 내곡동서 첫선

입력 2010-08-31 09:47:58

한여름 실내 28도·겨울 20∼22도 유지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대구 업체인 한보엔지니어링이 선보인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대구 업체인 한보엔지니어링이 선보인 '그린홈' 모델. 이 집은 국내 첨단 녹색기술이 응집된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한 주거공단이다. 한보엔지니어링 제공

국내 첨단 녹색기술을 집적해 주거공간의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한 '그린홈'이 국내 최초로 대구에서 첫선을 보인다. 이번 그린홈에 적용한 기술 중 에너지 절감을 위한 단열과 외벽체 기능을 겸한 시스템은 대구의 중소업체에서 개발한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제로카본 그린홈 연구단과 ㈜한보엔지니어링(대구 동구 율하동)은 다음 달 10일 오전 대구 동구 내곡동에서 '제로에너지 HIP 그린홈 준공 기념식'을 갖는다. 국토해양부, 지식경제부, 산업기술연구회 후원으로 열릴 이 행사에는 대한건축학회 대구경북지회,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 관련 학회 및 연구단체는 물론 김범일 대구시장과 서울의 대형 건설사 관계자들도 참석할 정도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자가 행사에 앞서 그린홈을 미리 찾아갔다. 동구 내곡동 전형적인 농촌마을에 들어선 그린홈은 겉보기에는 산뜻하고 아담한 조립식 건물처럼 보였다. 하지만 실내에 들어가 관계자들의 설명을 들으면서 호기심이 꼬리를 물기 시작했다. 한낮 땡볕이 내리쬐는 바깥의 기온은 34℃. 하지만 냉방을 하지 않았는데도 실내의 온도계는 28도를 표시하고 있었다. 특수제작된 단열재와 창호 덕분이라고 한다. 이런 이유로 겨울에는 난방을 하지 않고도 실내 기온을 20~22도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거실 천장에는 흔히 보는 형태의 에어컨이 달려 있었다. '속'을 들여다보면 일반 에어컨과 달랐다. 지하수를 냉매로 활용하는 지열에어컨으로 가동을 하니 적절한 습도를 유지한 자연바람이 나왔다. 창문은 진공으로 된 3중 유리로 만들었고 건물 바깥쪽에 블라인드를 설치해 햇볕을 차단할 수 있도록 했다. 건물 외벽에 붙어있는 전기계량기의 회전판은 마이너스(-) 방향으로 돌고 있었다. 태양열 발전을 하고 있는 상태로 외부에서 공급받아 쓰는 전기량보다 자체 발전량이 많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다.

한보엔지니어링 김기태 대표는 "일반 주택에 비해 난방비는 10% 수준이며, 여기에 태양열, 지열 등을 에너지로 활용하기 때문에 탄소 발생량을 거의 제로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며 "서울의 대형 건설사는 물론 산림청 등에서도 그린홈 모델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번에 공개되는 그린홈은 건설기술연구원 그린홈 연구단이 국토해양부 협동연구과제로 추진한 것으로 유럽의 패시브하우스 및 신재생에너지 분야 등 17개의 첨단기술을 실제 건축물에 복합적으로 적용한 국내 최초의 사례이다.

이 집은 에너지 절감을 위해 한보엔지니어링이 개발한 고성능 패널(HIP)로 기존 콘크리트 대신 바닥, 지붕, 벽체를 만들었고 ▷고기밀성 창호 ▷실내 자연환기 ▷옥상조경 등으로 열섬효과를 방지했다. 특히 HIP는 열관요율(열이 전달되는 비율)이 0.1 이하(기존 자재의 25% 수준)로 단열 효과가 뛰어나다. 또 마감재로는 친환경 소재인 황토와 목재 및 도료를 사용했고, 주거공간의 사용 에너지를 제로로 만들기 위해 지열을 이용한 냉난방, 태양광발전, LED 조명 등이 도입됐다.

이날 공개된 그린홈은 국토해양부 보급형 제로에너지 주택의 기술표준모델로 활용된다. 이를 위해 그린홈 연구단은 앞으로 3년 동안 그린홈의 에너지 사용량을 모니터링하고 적용 기술의 성능 및 개선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패시브하우스=첨단 단열공법을 이용해 에너지의 낭비를 최소화한 건축물, 수동적(passive)인 집이라는 뜻으로 능동적으로 에너지를 끌어 쓰는 액티브 하우스(active house)에 대응하는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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