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구 새 야구장 빠른 시일 내에

입력 2010-08-25 07:04:40

최근 롯데의 거포 이대호 선수가 9경기 연속홈런, 한화의 에이스 류현진 선수가 단일시즌 23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 부문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이 같은 대기록 덕분에 1982년 출범한 한국프로야구는 이달 21일 역대 최소경기인 446경기 만에 500만 관중을 돌파하는 등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내심 올 시즌 프로야구경기 관중이 6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 야구는 2006년과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 2회 대회에서 3위와 준우승을 차지하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초창기 때의 인기를 다시 누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관중 592만 명을 기록하며 명실 공히 한국의 대표 스포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야구 발전에도, 우리 대구 야구의 현실은 어떠한가?

야구장을 찾는 시민들의 열기는 오히려 예전만 못하다. KBO에 의하면 프로야구 출범원년인 1982년 대구시민야구장을 찾은 관중은 전체 143만여 명의 23% 정도인 33만여 명으로, 당시 삼성 라이온즈는 6개 구단 중 최고 인기 구단이었다.

하지만 27년이 지난 2009년에는 전체 관중 592만여 명의 6.4%에 불과한 38만여 명이 대구시민야구장을 찾았다. 삼성은 2009년 관중 수에서 8개 구단 중 6위를 차지했다.

필자는 대구'경북사회인야구연합회 자문위원장, 대구 달서구 생활체육야구연합회 회장, 달서구 스마일링 리틀 야구단 단장 등을 맡아 야구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이 같은 대구의 야구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

대구'경북에는 1천여 개의 사회인 야구팀이 있으며 리틀 야구단도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 왜 대구시민야구장을 찾는 프로야구 관중은 줄어드는 것일까?

관중이 주는 가장 큰 이유는 연고 팀의 성적 부진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삼성은 1997년부터 2008년까지 12년 연속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이 아닌가. 특히 삼성은 2000년대 들어 2002년과 2005년, 2006년 3차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며 명문구단으로 확고히 자리 잡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낡은 야구장 때문이다. 대구시민야구장이 안전에 문제를 드러낼 정도로 야구 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지난달 14년 만에 대구에서 열린 프로야구 올스타전에 참가한 몇몇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야구 하는 게 두렵다"고 했다.

대구 야구팬들은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 후 새 야구장 건립을 대구시에 건의했다. 그러나 새 야구장 건립 계획은 수년째 예산 부족과 민간사업자 유치 실패로 마련되지 않고 있다. 대구시가 야구장 형태를 놓고 뚜렷한 답안을 내지 못하고 있는데, 야구팬들은 굳이 돔 구장이 아니더라도 좋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매일신문을 통해 '대구시가 돔 구장 추진이 어려우면 빠른 시일 내에 오픈 구장을 지을 계획'이라는 소식을 접했다. 비록 오픈구장일지라도 야구장을 찾는 팬들이 최적의 공간에서 야구를 관람할 수 있으면 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제대로 된 새 야구장이 건립되어야 한다. 특히 새 야구장은 시민들이 편리하게 찾을 수 있는 곳에 건립되어야 한다. 그리고 야구장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합 공연장, 쇼핑 공간, 휴식 공간 등이 어우러진 종합타운으로 건립되었으면 한다. 대구의 야구 발전과 경제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접근성이 용이해야 한다. 서울, 부산처럼 지하철과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시민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고,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는 곳이면 더욱 좋겠다.

대구시민야구장을 찾아 삼성을 응원하는 관중들과 주말 학교 운동장이나 사설 야구장에서 야구를 즐기는 동호인 등 대구의 수많은 야구팬들은 대구시가 하루빨리 새 야구장 건립 계획을 밝혀 주길 기대하고 있다. 새 야구장에서 많은 관중들과 함께 부산 연고의 롯데를 능가하는 새로운 야구 문화를 만들어보고 싶다.

전해진(대구 달서구 생활체육야구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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