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주와 신라주…천마산서 퍼올린 암반수 약재·누룩 섞어 저온발효

입력 2010-08-21 07:54:03

두통 해열 눈충혈 등 치료에 도움

경주 황금주 창업자인 이진완(78) 옹이 14도인 발효주 황금주와 30도인 증류주 신라주는 발효주인 포도주를 증류해 프랑스 꼬냑을 생산하는 것과 똑같은 관계라고 설명하고 있다.
경주 황금주 창업자인 이진완(78) 옹이 14도인 발효주 황금주와 30도인 증류주 신라주는 발효주인 포도주를 증류해 프랑스 꼬냑을 생산하는 것과 똑같은 관계라고 설명하고 있다.

"프랑스 사람들이 포도주를 증류해 꼬냑을 만들듯이 신라주는 주도 14도의 발효주인 황금주를 소줏고리에 넣고 고아 내 꼬냑처럼 빚은 순곡 증류주입니다."

㈜황금주 창업주인 이진완(78) 옹은 찹쌀과 쌀로 고두밥을 짓고 구기자, 들국화와 함께 누룩(곡자)을 섞어 저온에서 19일간 발효시키면 고급 약주인 황금주가 탄생한다고 설명했다. 이때 경주 천마산 줄기의 지하에서 퍼올린 암반수를 용수로 쓴다. 황금주를 증류시켜 빚은 신라주는 200여일간 더 숙성시킨 다음 병에 넣는다고 말했다.

"구기자의 꽃과 잎에 맺힌 이슬이 매일 새벽 떨어진 우물 물을 마시면 장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시골 우물가엔 구기자를 많이 심었습니다. 구기자는 오래전부터 한방뿐만아니라 민간에서도 만능 보약제로 널리 쓰였지요." 이 옹은 한방에서 구기자는 뼛속 기능을 보강하고 눈을 밝게 하며 양기와 음기를 보강하는 정력제로 쓰였으며 중풍예방에는 특효약이라고 황금주 약성의 우수성을 자랑했다. 들국화도 한방에서 간의 열을 식혀 두통 및 해열작용을 하는 간장제로 쓰며 술을 마신 후 눈의 충혈을 방지하고 눈을 맑게 한다고 덧붙였다.

이 옹이 황금주 전수자 한동환 씨에게 전해주는 우리술 빚기는 이렇다. 쌀과 찹쌀을 1대 1로 섞은 45kg을 잘 씻은 다음 약 2∼3시간 물에 담갔다가 건져내 1시간가량 물빼기를 한다. 물기를 제거한 원료미를 증자기(찜솥)에 넣고 1시간가량 증자해 고두밥을 지은 후 식혀 놓는다. 깨끗하게 씻은 용기에 건조 효모 180g, 물 45ℓ, 누룩 9㎏, 고두밥 45㎏을 넣고 골고루 섞어두면 자연발효가 시작돼 밑술이 만들어진다. 여기에 식힌 고두밥 90㎏, 누룩 9㎏, 구기자 450g, 국화 450g, 물 90ℓ를 다시 추가해 넣고 밑술과 잘 혼합해 18℃저온에서 19일간 발효시킨다. 이때 원주량(덧술량)은 297ℓ이나 숙성이 끝나면 9ℓ정도가 줄어들어 주도 16%의 원주 288ℓ를 얻는다. 이를 자루에 넣고 짜내면 14도짜리 발효주인 금빛 찬란한 황금주가 탄생된다. 황금주 제조 마지막 과정에서 숙성덧술을 여과시키지 말고 증류기로 고아내 숙성시키면 30도의 순곡 증류주인 신라주가 탄생한다. "30℃나 35℃ 고온에서는 발효가 5, 6일 만이면 끝납니다. 그렇지만 저온 상태에서 오랫동안 발효시켜야 높은 주질의 원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패스트 푸드'가 몸에 해롭듯이 술도 조기발효는 이롭지 않다는 것. 이 옹은 우리술 빚기를 배우려는 한 씨에게 아무리 바쁘더라도 이 '저온 억제발효'를 누누이 강조한다.

권동순기자 pino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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