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가 천정부지…농업 관련주 테마주 되나

입력 2010-08-21 07:55:35

비료업체 '조비' 월초보다 3배 급등

최근 국제 곡물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농업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농산물 가격 급등으로 물가가 오르는 애그플레이션이 우려되면서 농업 관련주가 1, 2년 간 호황을 이어가는 장기 테마주를 형성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그러나 농산물 가격 상승이 단기적인 현상에 그쳐 농업 관련주도 계속 강세를 보이기 힘들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시카고상품선물거래소에서 대두는 17일 현재 6월 초보다 12.15% 오른 1부셸(27.216kg) 당 10달러 45센트에 거래됐다. 옥수수 값도 지난달 초보다 16% 오른 1부셸당 4달러 14센트로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세계 밀 가격도 지난달 초보다 38% 급등했다.

농산물 가격 급등과 함께 관련주들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화학비료 제조업체인 조비는 이달 초에 비해 주가가 3배나 올랐고, 남해화학도 30%가량 올랐다. 대동공업, 경농, 효성오앤비 등 농업 관련 기업들도 곡물 가격 급등의 수혜를 받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들 농업 관련주들이 장기 테마주를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식생활 고급화로 기름을 내는 대두 수요가, 육류 소비 증가로 사료형 곡물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이고 바이오 디젤 수요도 늘고 있다는게 이유다. 동양종금증권 조병현 연구원은 "시기적 공급 부족에 구조적 수요 증가가 동반될 경우 농산물 관련주의 수혜가 장기화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특히 "소비 규모로 미루어 중국에서 곡물 수요가 가장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나대투증권 박정우 연구원은 "스위스 경우처럼 국내 업체들이 상품의 고부가가치화 등으로 중국인들의 수요에 적절히 호응한다면 농업주 테마는 적어도 1, 2년 이상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공급부족으로 인한 농산물 가격 상승 요인은 올해 안에 진정될 것이라는 지적도 만만치않다. 2007~2008년 애그플레이션을 겪으면서 세계 곡물 재고량이 소비량의 30%에 이를 정도로 확대돼 공급 부족 사태의 영향은 크지 않다는 것. 실제 올해 세계 밀 생산량은 러시아 작황 부진으로 2.8% 정도 줄어들 전망이지만 전체 재고량이 1억8천만t으로 풍부하다. 또 신흥국에서 농산물 수요가 급증한다는 징후도 아직 없어 가격은 4분기 이후 진정될 가능성이 크다. 또 기상 재해로 인한 공급 차질만으로는 농산물 관련주의 상승세가 오래 유지되기 힘들고 내년 이후 기후까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측면까지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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