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아파트 경매 낙찰가율 90% 육박 '고공행진'

입력 2010-08-17 09:45:16

법원의 아파트 경매 물건이 줄어든 가운데 실수요자들의 경매 참여가 늘면서 아파트 낙찰가율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이달 5일 대구지법 서부지원에 경매물건으로 나온 달서구 상인동 A아파트(최저입찰금액 7천700만원·1회 유찰)의 경우 21명의 입찰자가 치열한 가격경쟁을 벌이는 바람에 감정가(1억1천만원)에 근접한 1억699만원에 매각됐다.

앞서 지난달 28일 대구지법 본원에서 실시된 칠곡군 왜관읍 B아파트(최저입찰금액 6천688만5천원) 경매에서는 26명이 응찰해 낙찰가가 1억1천200만원으로 결정됐다. 이 낙찰가는 지난번 경매 때 최저입찰금액(9천550만원)을 훨씬 넘어선 금액이었다.

이처럼 아파트 경매에 입찰자들이 몰리면서 올 들어 대구지법의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지난 6월 90%를 웃도는 등 작년보다 최고 10%포인트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경매컨설팅 업체인 리빙경매가 대구지법 본원·서부지원 경매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월별 평균 낙찰가율은 ▷1월 83.21% ▷2월 87.54% ▷3월 85.89% ▷4월 84.17% ▷5월 86.56% ▷6월 92.37% ▷7월 85.85% 등으로 나타났다.

낙찰가율이 상승한 것은 경매를 통해 중소형 아파트를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경매 물건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아파트 경매의 경우 지난달 전국 평균 1건당 응찰자는 5명인 데 반해 대구지법은 8명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아파트 경매 물건은 2005년 1만2천466건을 기록한 이후 2006년 6천526건으로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뒤 지난해는 3천691건으로 감소했다. 올 들어서는 지난해보다 다소 증가세를 보이다가 다시 작년과 비슷한 규모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월별로 보면 ▷1월 473건 ▷2월 497건 ▷3월 365건 ▷4월 315건 ▷5월 296건 ▷6월 280건 ▷7월 286건 등으로 집계됐다.

경매컨설팅업계에 따르면 불경기에는 경매 물건이 늘어나고 호경기에는 감소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대구경북은 불경기인데도 물건이 줄어드는 이상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 리빙경매 하갑용 대표는 "개인보다 기업이 도산할 때 경매 물건이 많이 나온다. 지역의 경매 물건이 감소한 것은 경기침체 기간이 길어지면서 경제활동이 활발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며 "대구지법의 경매 담당 계는 한때 19계까지 됐지만 점차 줄어 현재 15계로 줄었다. 반면 인천은 22계가 운영 중이며, 각 계의 담당 물건도 대구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