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실수요 중심으로 바뀌면서 관심 부쩍
은행원 이영철(가명·45·대구시 달서구 대곡동) 씨는 아내와 몇 년째 상의 끝에 단독주택을 사기로 결심했다. 단독주택은 이 씨의 '로망'이었다. 학창시절부터 어른이 되면 돈을 벌어 나무를 키우고 개를 기를 수 있는 '마당 있는 집'에 살고 싶었다. 그러나 결혼 후 16년 동안 줄곧 아파트에 살았다. "아내를 설득했죠. '앞으로 아파트의 자산가치가 예전만큼 상승하지 않을 것이며, 퇴직 이후의 삶도 생각해야 한다. 단독주택은 아파트보다 싼 데다 관리비 등 부대비용도 적게 들고 한국도 멀지 않아 미국과 일본처럼 단독주택에 대한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고요." 이 씨는 수성구 범어동의 대지면적 130㎡ 단독주택을 2억7천여 만원에 구입하기로 했다. 이 집은 지하철역까지 걸어서 5분 거리이며, 가까이에 8m 도로도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 '재개발이나 재건축이 가능한 요지'라는 부동산중개업소의 추천도 있었다. 하지만 당장 이사할 생각은 없다. 그는 "아들이 대학에 입학하는 4년 뒤에 옮길 계획이다. 그때까지는 월세나 전세를 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택시장이 실수요 중심으로 바뀌면서 아파트의 그늘에 가려 있던 단독주택이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단독주택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전과는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대구시건축사회 이택붕 회장은 "아파트 중심의 천편일률적인 주거공간은 도시를 삭막하게 한다"며 "도시에는 다양한 형태의 주거공간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들어 단독주택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단독주택을 구입할 때 어떤 점을 꼼꼼히 챙겨봐야 할까?
▷도로보다 높고 평평한 곳=집의 위치가 도로보다 낮으면 장마철 침수 위험이 있다. 적어도 도로 높이와 같거나 높은 집을 선택해야 한다. 또 집 입구까지는 완만한 경사가 있고, 대지는 평평하고 정방형 모양을 갖춘 곳이 좋다.
▷큰 도로와는 다소 떨어져야=집이 큰 도로변에 있다면 집값은 비쌀지 모르지만 단점도 있다. 사생활 침해나 소음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큰 도로와 골목 하나 정도를 사이에 두고 있다면 교통에 큰 불편을 겪지 않으면서도 쾌적한 생활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마음에 둔 집이 있다면 야간에 현장을 방문해 자동차 소음 등을 직접 점검해 보는 것이 좋다.
▷햇빛과 바람이 잘 통하는 곳=주거공간에는 햇빛과 바람이 잘 통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는 정남향 집이 적합하다. 정남향 집은 온종일 햇빛이 들고 통풍도 잘 된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다. 당연히 냉·난방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주변의 고층 건물과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지도 살펴봐야 한다.
▷학군도 고려해야=단독주택은 아파트에 비해 환금성이 떨어지는 편이다. 하지만 학군이 좋은 지역이라면 이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 좋은 학군은 집을 사는 사람의 자녀 교육에 있어서도 중요하지만, 세를 놓거나 집을 팔 때에도 유리하다.
▷주차 공간 확보돼야=단독주택의 가장 큰 단점은 주차 공간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물론 자체 차고를 갖추거나 마당이 넓은 고급주택도 있지만, 대부분 단독주택은 그렇지 못하다. 가까운 곳에 공영주차장이나 차를 세워 둘만한 공터 등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생활편의 시설 갖춘 곳=대규모 아파트 단지에는 각종 생활편의 시설이 두루 갖춰져 있다. 하지만 단독주택은 대부분 계획적으로 조성된 주거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불편할 수 있다. 주변에 전통시장이나 대형마트, 금융회사 등 생활에 필요한 시설들이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생활편의 시설을 중요시 한다면 아파트단지 인근에서 적당한 집을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주변에 운동이나 산책을 할 수 있는 근린공원이나 학교 등이 있다면 금상첨화.
▷실내 배치 점검해야=거실은 집 안의 중심축에 넓게 자리한 높은 천장으로 된 것이 좋다. 침실은 남동쪽, 아니면 동쪽으로 배치된 것이 적절하다. 남향은 여름에는 햇빛이 실내 깊이 들어오지 않지만 겨울에는 깊게 들어와 따뜻하다. 따라서 거실, 공부방, 발코니 등은 남쪽으로 향해 있는 것이 좋다. 침실과 주방은 동향이 적당하다. 욕실이나 건조실 등은 서쪽으로 배치된 것이 효과적이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도움자료·부동산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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