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 합리적 결정땐 수용"…부산, 입장변화 주목

입력 2010-08-11 10:23:48

[2천만의 염원 밀양신공항] 경남권 단체장 '공동결의' 의미는?

박맹우(왼쪽 첫 번째) 울산시장과 허남식(가운데) 부산시장,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10일 부산시청에서 \
박맹우(왼쪽 첫 번째) 울산시장과 허남식(가운데) 부산시장,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10일 부산시청에서 \'동남권 신공항 조기건설\'을 촉구하는 공동결의문을 채택했다.

10일 부산에서 허남식 부산시장, 박맹우 울산시장과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동남권 신공항 조기건설'을 촉구하는 공동 결의문을 채택, 동남권 신공항을 추진하고 있는 5개 자치단체장들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지금까지는 대구경북과 경남도는 동남권 신공항 입지로 경남 밀양을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있고 부산은 가덕도를 고집하며 치열한 기세싸움을 벌여왔다. 울산은 부산권과의 관계 때문에 다소 어정쩡한 태도를 취했지만 내심은 밀양을 선호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3개 시도 단체장이 동남권 신공항의 조기건설을 촉구한 것은 적잖은 의미를 띠고 있다. 3개 시도는 이날 '과열경쟁을 자제하고 상생협력'한다는 합의문을 도출, 정부가 합리적인 절차에 따라 객관적으로 신공항 입지를 결정할 경우 수용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경북·경남·울산 4개 시도 신공항유치추진단은 부산시가 신공항 입지로 가덕도가 안될 경우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온 데 비춰 이번 합의문은 부산시의 조심스런 입장변화가 아닌지 주목하고 있다.

김범일 대구시장과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6·2지방선거 직후부터 5개 시·도가 참여하는 공동선언문 채택을 추진하고 있다. 4대강 사업 등으로 정부의 재정난이 심한 터라 동남권 신공항에 소극적인 점을 고려, 5개 시도가 공동선언을 하면 상당한 파괴력을 가질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김범일 시장은 이미 실무진에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위한 공동선언문 채택을 추진하라고 지시해둔 상태다. 김 시장은 박맹우 울산시장의 경우 중앙부처에서 관료생활을 같이 해 공동선언문 채택에 흔쾌히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시장은 공사석에서"박 시장과 수시로 통화하고 있다. 울산이 부산을 의식해야 하기 때문에 표면적으로는 소극적인 것 같지만 신공항 부문에 대해서는 밀양을 선호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김두관 경남도지사의 경우 6·2지방선거 당선 후 동남권 신공항에 대해 입장표명을 자제해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국토균형 발전을 위해서나 동남권 경제권에 걸맞은 국가 제2관문공항 건설이 반드시 필요하다. 후보지로는 안전성, 접근성, 경제성 등 최적의 조건을 갖춘 밀양이 적지"라며 적극적으로 언급을 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부산을 제외한 4개 시·도의 공동선언문 채택은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전망.

김범일 시장은 "4개 시·도가 될지, 부산을 포함한 5개 시·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김두관 경남도지사를 비롯한 영남권 광역단체장들을 조만간 만나 신공항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남권 신공항 숙제를 풀기 위해 영남권 5개 자치단체장들이 앞으로 어떤 행보와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이춘수·정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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